‘완전 MZ하네요’ 월드컵 첫 출전에도 전혀 긴장 안 한 이기혁 ‘스포츠 심리 이론 무너졌다’ [과달라하라 현장]
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가 체코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까닭 중 하나는 강인한 정신력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러 체코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체코와 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것 중 하나는 경험의 차이였다. 체코는 20년 만의 월드컵 진출이었기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첫 번째 월드컵 출전이었다. 반면 한국은 선발진을 기준으로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 황인범, 백승호, 김민재, 김승규 등 7명이 이미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었다. 대표팀 명단 26인 중 12인이 월드컵 유경험자였다.

이들에 더해 이태석, 이기혁, 이한범, 설영우 등 월드컵에 처음 나선 한국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4명 모두 윙백 혹은 센터백이었기 때문에 자칫 이들의 정신력이 무너지면 경기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선수들도 마치 월드컵을 많이 경험한 듯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기혁(왼쪽,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기혁(왼쪽,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중에서도 이기혁은 이번 경기가 2번째 A매치로 대표팀 경험이 적었다.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로 나서 전반 15분 백승호의 횡패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대에게 공을 내줬고, 그것이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이 경우 정신력이 약하면 다시 실수해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었는데, 이기혁은 빠르게 정신줄을 붙잡고 이후 무난하게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기혁은 “경기 나가기 전에 형들이 긴장되고 그럴 텐데 경기 잘하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긴장을 안해서 초반에 실수를 했나 생각할 정도로 긴장되지는 않았다”라며 “경기 나가기 전에 감독님께서도 이런 큰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셨다. 실수에서 회복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고, 실수했을 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체코는 나를 더 집요하게 파고들 거라고 생각했다. 빨리 잊으려고 했고 다음 실수가 없어야 좋은 경기를 펼칠 거라는 생각으로 실수에 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하려 했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대표팀 멘털 코치가 보기에도 이기혁의 정신력은 대단했다. 16일 대표팀 훈련 이후 인터뷰에서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부원장은 “첫 경기를 하는 거면 충분히 부담감을 가지고 생각지도 않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신세대라서 그런지 부담감 같은 게 없더라”라며 “이기혁 선수와도 경기 전 면담을 했는데 전혀 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잘 뛸 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월드컵 데뷔전답지 않게 잘 뛰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데뷔를 잘했다”라고 설명했다.

한 코치는 자신의 스승에게 메일을 보내 ‘스포츠 심리 이론이 무너졌다’라고 할 정도로 이기혁 등 신세대 선수들의 정신력이 훌륭하다고도 덧붙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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