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의 나에게 이 말 전하고 싶어…” ‘최고령 월드컵 데뷔’ 40세 카보베르데 GK의 눈물
보지냐(카보베르데). 게티이미지코리아
보지냐(카보베르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카보베르데 수문장 보니냐가 스페인전 종료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6일(한국시간) 오전 1시 미국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 스페인이 카보베르데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FIFA 랭킹은 스페인이 2위, 카보베르데가 67위다.

보지냐의 선방쇼로 카보베르데가 기적적인 승점 1점을 따냈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카보베르데는 첫 경기부터 우승 후보 스페인을 만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부비스타 감독의 탄탄한 4-5-1 수비 형태와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의 걸출한 활약으로 스페인 공격을 철통 봉쇄했다. 슈팅 27회를 모조리 버텨낸 카보베르데는 어느 때보다 값지고 소중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보지냐의 선방이 돋보였다. 전반 39분 빈 골대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의 헤더를 보지냐가 가까스로 선방했다. 전반 45분 페란 토레스의 왼발 슛, 전반 추가시간 3분 에메리크 라포르트의 헤더까지 보니냐는 끝까지 따라붙어 골문을 사수했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라민 야말 투입 후 스페인 공격이 고삐를 당겼지만, 끝내 보지냐의 벽을 넘기지 못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카보베르데 선수단은 월드컵 첫 승점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맹활약한 보지냐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동료들의 위로를 받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보지냐는 “카보베르데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오늘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날”이라며 눈물의 이유를 말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다. “어릴 때 전 조부모님 손에서 자랐다. 하지만 두 분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나셔서 오늘 이 자리에 계실 수 없었다”라며 “어머니도 비자 문제 때문에 오지 못했다. 비자 비용 문제도 있었고, 제때 절차를 마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월드컵 기간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국가 대상으로는 비자 발급 시 예치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지냐의 어머니도 미국 입국이 제한된 듯하다.

보지냐는 카보베르데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히앙 멘드스와 함께 카보베르데가 출전한 모든 주요 국제대회를 경험한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금의 위대함과 달리 시작은 초라했다. 보지냐는 25세가 돼서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변방 중의 변방인 앙골라 프로그레수두사비장가에서 첫 커리어를 보냈다. 이후 늦깍이 대표팀 데뷔한 보지냐는 카보베르데의 축구 성장을 몸소 함께했고 월드컵 무대에서 40세 13일로 최고량 데뷔자가 되는 영광도 안았다. 현재 카보베르데에서 보지냐는 단순한 국대 골키퍼가 아닌 ‘국보’라고 불리고 있다.

자신의 여정을 돌아본 보지냐는 “25세가 될 때까지 프로 선수도 아니었다. 이런 순간을 위해 우리는 살아간다. 지금 저는 40살이지만, 이 모든 여정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18살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 정말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솔직히 어렸을 때는 이런 순간을 꿈꾸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가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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