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별대우’ 이란 선수들 컨디션 엉망, 관중석에는 “미군이 죽인 168명” 걸개
이란 관중.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란 관중.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월드컵 참가 자체가 어려웠던 이란이 여러 불리한 조건 속에서 어찌어찌 첫 경기를 치렀다. 관중석에는 전쟁 관련 걸개가 보이기도 했다.

16(한국시간) 미국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G1차전을 치른 뉴질랜드와 이란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G조는 모든 팀이 승점 1점씩 나눠가지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먼저 경기를 치른 벨기에와 이집트는 1-1로 비긴 바 있다.

이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이란 선수단은 적국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셈이었고, 미국 입장에서도 엄격한 비자 정책에 이란이 맞지 않았다. 대회 불참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 끝에, 개막이 임박해서야 베이스캠프를 멕시코에 차리고 경기날에만 미국에 오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이란 스태프 중 상당수는 비자를 받지 못해 경기장이 아닌 베이스캠프에 머물렀다.

이란 선수들은 다른 팀보다 불리한 동선과 일정 때문인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팀 전력상 한 수 아래인 뉴질랜드를 상대로 상당히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특히 공격수 샤흐리야르 무갈루, 메흐디 타레미는 딱히 큰 충격을 받지 않았는데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교체됐다. 체력 관리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라민 레자에이안(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라민 레자에이안(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메흐디 타레미(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메흐디 타레미(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관중석에 이란을 응원하는 팬은 많지 않았다. 이미 미국에 살고 있던 이민자들로 볼 수 있다. 다른 팀들처럼 응원단을 형성한 게 아니라 삼삼오오 모여 이란 국기를 흔드는 정도였다. 이들이 흔드는 국기는 대부분 현재 공식 국기가 아닌 1980 이슬람 혁명 이전에 쓰던 국기다. 이는 혁명 이전에 미국으로 이민한 이란 출신 사람들이 현재의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과 거리를 두는 차원에서 애용한다. 현재 이란 국기는 한가운데 이슬람 상징 문양이 있고, 초록 하양 빨강 색상의 경계선마다 알라신은 위대하다라는 문구가 작게 들어 있다. 반면 관중석에서 많이 보인 과거 국기에는 이슬람 상징 대신 오랫동안 이란이 써 온 사자와 태양 그림이 있고, 작은 문구가 생략됐다.

또한 한 관중이 미국 폭격에 정면으로 항의하는 걸개를 든 모습도 경기장의 사진기자에게 포착됐다. ‘미나브 168’이라는 문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첫날 여자 초등학교를 오폭해 학생, 교직원 등 168명이 사망한 사건을 뜻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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