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제대로 하네’ 고목처럼 몸싸움 다 이기는 우드, 역시 뉴질랜드 레전드
크리스 우드(뉴질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 우드(뉴질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뉴질랜드 역사상 최고 선수 크리스 우드가 압도적인 몸싸움과 연계 능력을 선보였다.

16(한국시간) 미국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G1차전을 치른 뉴질랜드와 이란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G조는 모든 팀이 승점 1점씩 나눠가지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먼저 경기를 치른 벨기에와 이집트는 1-1로 비긴 바 있다.

우드는 뉴질랜드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호주가 아시아로 합류한 뒤에는 오세아니아 역사상 최고 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럽 경력만 따지면 1980~1990년대 유럽에서 활약한 윈턴 루퍼와 양대 스타라 할 만한데, 루퍼 시절에는 월드컵 본선을 못 밟아봤기 때문에 대표팀 활약은 우드가 압도적으로 빛난다.

우드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18세 어린 나이로 참가했다. 후보에 불과하긴 했지만, 3무로 무패 탈락한 첫 월드컵 출전을 직접 경험했다.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한국을 꺾는 골을 넣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참가팀 확대로 오세아니아에 1장이 배정되며 생애 두 번째 월드컵을 맞이했다.

우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제공권과 포스트 플레이 능력이 독보적인 선수다. 지난 시즌은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2024-2025시즌은 무려 PL 20골을 몰아치면서 노팅엄포레스트 돌풍의 한 축을 맡은 바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을 잘 회복했다.

이란도 아시아에서는 압도적인 몸싸움 능력을 가진 팀이지만, 우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공중볼이 올라왔을 때 경합하는 능력만으로는 이란 수비수들도 할 만했다. 그러나 우드는 탁월한 균형감각과 버티는 힘을 지녔기 때문에 일단 공을 확보하면 등지고 지키는 힘이 독보적이었다. 그리고 좋은 기본기와 판단력을 통해 동료에게 공을 내줬다.

첫 골은 우드의 포스트플레이와 지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멋진 장면이었다. 전반 7분 롱 패스를 받은 우드가 멋진 가슴 트래핑 후 무릎으로 공을 다루며 제자리에서 수비를 등지고 지켜냈다. 이어진 패스 전개 과정에서도 문전 침투하던 우드가 찍어 찬 공을 받았고, 우드가 툭 떨어뜨려 준 공을 일라이저 저스트가 오른발로 차 넣었다.

후반 10분 다시 한 번 저스트와 우드의 호흡이 골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땅으로 깔아 가는 패스 연계였다. 중원 압박으로 공을 따낸 뉴질랜드가 속공에 나섰는데, 저스트가 우드와 2 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깔끔한 리턴 패스를 받아 강하게 차 넣었다.

우드는 높은 공과 낮은 공을 가리지 않고 최전방에서 공을 주고받아 주는 중계기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마치 농구에서 가드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줄 아는 기교파 센터를 보는 듯한 플레이였다. 거대한 아름드리 나무처럼 일단 버티겠다고 마음먹은 우드는 누가 아무리 밀어도 꿈쩍하지 않았다. 힘만 센 게 아니라 기술적으로 동료를 잘 살려줬다.

크리스 우드(노팅엄포레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 우드(노팅엄포레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질랜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무승부에 희망을 걸 만하다. 지난 2010 남아공 대회에서 3무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참가팀이 48개로 늘어 각조 3위도 성적순으로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이번 대회 방식이라면, 3무는 생존이 유력한 순위다. 남은 두 경기 중 하나를 따내는 것도 좋지만 만약 전경기 무승부를 거둘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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