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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흰머리가 새도 경기장을 누빌 것만 같았던 루카 모드리치도 결국 세월을 느끼고 있다.
18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L조 1차전을 치른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를 4-2로 격파했다. FIFA 랭킹은 잉글랜드 4위, 크로아티아 11위다.
1985년생 모드리치는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 2006년부터 20년째 크로아티아 대표팀 생활을 하고 있다. 단순한 에이스를 넘어 정신적 지주 반열에 오른 모드리치는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이번 북중미 월드컵까지 6번째 대회를 출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는 주장을 역임하며 팀의 2018년 대회 준우승, 2022년 대회 4강 등 신화적인 업적을 일궈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모드리치는 대회 출전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여름 정든 레알마드리드와 작별한 모드리치는 월드컵 전까지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우선 고려했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으로 향한 모드리치는 올 시즌 모든 대회 37경기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리그에서는 무려 2,816분 소화하며 골키퍼 제외 필드 플레이어 중 두 번째로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냈다. 심지어 1위는 고작 54분 더 뛴 25세 수비수였다.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하며 뛰어든 북중미 월드컵. 그러나 모드리치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하필 세월이 느껴지는 부진을 펼쳤다. 전반 9분 배후에서 달려드는 노니 마두에케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모드리치는 평소답지 않은 반응 속도로 달려든 마두에케를 허무하게 걷어찼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해리 케인이 두 번째 주어진 기회를 마무리하면서 실점이 됐다.
시작부터 꼬인 모드리치는 이후 극심한 체력 소모까지 겪었다. 이날 모드리치는 3-4-2-1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공격적인 스리백답게 크로아티아는 경기 초반부터 대단한 전방 압박을 펼쳤다. 홍명보호로 친숙해진 3-4-2-1 전형은 최전방부터 유기적인 압박을 우선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전형 밸런스를 잡아야 하는 미드필더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템포 조절 없이 앞뒤로 뛰어다녀야 하는 너른 활동량이 최고로 요구된다.
그러나 40세 모드리치에게 이런 활동량을 바라는 건 무리수였다. 초반에는 잘 작동하던 압박이 중반부부터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잉글랜드는 최전방 압박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크로아티아 중원 쪽으로 공을 보내며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다. 결국 후반 2분 엘리엇 앤더슨이 측면 공간으로 차준 공을 주드 벨링엄이 스프린트 후 마무리하며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그 외 잉글랜드 속공 장면에서 모드리치를 비롯한 크로아티아 중원이 쉽사리 따라가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다.
결국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후반 13분 첫 교체 카드를 사용했는데 그 대상은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 대신 마테오 코바치치를 넣었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연장전까지 거뜬히 소화하던 강철 체력의 모드리치가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해 조기 교체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 속공을 극복하지 못한 채 4실점 패배를 마주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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