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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멕시코 과달라하라에는 약 450명 교민이 살고 있다. 세가 적다 보니 한동안 지역 한인회도 운영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2경기를 과달라하라에서 치르게 되면서 과달라하라 한인회가 재조직됐다.
과달라하라 교민 중에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정민 씨도 있다. 박 씨는 어릴 적부터 해외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2002 한일 월드컵 직후 과달라하라에 정착했다. 올해로 과달라하라에 24년째 살고 있으니 멕시코와 인연이 끈끈하다고 할 수 있다.
박 씨에게도 이번 월드컵은 대목이었다. 멕시코인들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고, 평소 과달라하라를 찾지 않는 한국인들도 이번에는 과달라하라에 2주 정도 머물 터였다. 박 씨는 한식당 건물 2층을 사들여 축구 단체 관람을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다만 월드컵 이전에 마칠 예정이었던 공사가 현재도 마무리되지 않아 월드컵이 한창인 지금도 확장 개업을 하지 못했다.
박 씨의 한식당은 멕시코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BTS(방탄소년단)로 대표되는 케이팝(K-POP) 열풍과 한국 드라마 인기 등으로 멕시코 사람들도 한식을 많이 찾는다. 과거에는 멕시코식으로 재해석한 한식이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정통 한식이 멕시코인들에게 먹어준다. 박 씨의 한식당은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성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과달라하라에 온 한국인들도 박 씨의 한식당을 많이 찾았다. 지난 체코와 1차전을 현장에서 본 기성용 역시 박 씨의 한식당을 방문했다. 기성용은 신광훈 등 지인들과 함께 한식당에서 즐겁게 식사했고, 박 씨도 한국인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기성용과 제법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문제는 박 씨가 기성용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24년 동안 멕시코에서 살다 보니 박 씨에게 익숙한 기성용의 모습은 국가대표 시절 이마를 덮은 염색모 혹은 짧게 친머리였다. 하지만 지금 기성용은 이마를 드러내는 장발을 하고 있다. 박 씨는 기성용을 눈앞에 두고도 기성용인 줄 모른 채 대화했다. 박 씨는 나중에야 기성용이 자신의 식당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고 깊이 아쉬워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았다. 박 씨는 며칠 뒤 이영표가 한식당을 방문했을 때는 사인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박 씨의 아들 이름이 ‘박지성’이어서 이영표가 박지성에게 사인을 한 셈이 됐다. 박 씨는 혹시라도 기성용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지금 일을 이야기할 거라며 웃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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