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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북중미 월드컵이 골키퍼들의 스타 도약장이 되고 있다. 무명 골키퍼들로부터 시작된 전성시대에 ‘이란 수호신’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까지 합류했다.
22일(한국시간) 오전 4시 미국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치른 이란과 벨기에가 0-0 무승부를 거뒀다.
본 대회에서 이란의 사정이 좋지 않다. 지난 2월 미국과 전쟁 여파로 이란은 비자 문제 및 미국 내 이동 제재까지 받고 있는 사정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제재는 유지 중이다. 이란은 킥오프 24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직후에만 미국에 머물 수 있다. 이 때문에 베이스캠프도 멕시코 티후아나에 차렸고 경기날에만 비행기로 미국 입국 중이다.
훈련 사정도 녹록지 않다. 벨기에전을 앞두고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어진 시간은 16시간도 안 됐다. 훈련을 절반만 소화하고 떠나야 했다”라며 경기 준비 자체도 어려웠다며 호소했다. 이날 이란의 경기 내용도 급조한 티가 팍팍 났다. 세밀한 접근보다는 밀집수비와 세트피스 등 단기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단순 전략에 집중했다. 결국 후반전 수적 우위에도 마땅한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무승부까지 가는 과정에서 베이란반드의 활약이 빛났다. 준비 과정이 어려웠던만큼 이란은 상대 퇴장 전까지 벨기에에 일방적인 공세를 허용했다. 체급 자체도 벨기에가 더 높았기에 공격 한방 한방이 매섭게 들어왔다. 그런데 이때 마다 이란 골문을 사수한 건 베이란반드 골키퍼였다.
경기 초반부터 베이란반드는 몸 사리지 않았다. 전반 3분 로멜루 루카쿠의 스터드와 무릎이 날아왔음에도 베이란반드는 몸을 던졌고 그대로 충돌했다. 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치료 후 경기를 정상 소화했다. 각성한 베이란반드는 전반 9분 혼전 상황에서 막심 더카위퍼르의 슈팅을 막아냈고 후반 44분에도 문전으로 전개된 다이렉트 슈팅을 선방했다.
백미는 후반전에 나왔다. 후반 14분 엔드라인으로 나가는 공을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살린 뒤 문전으로 컷백 연결했다. 패스가 베이란반드를 통과하면서 골문이 노출됐다. 이때 세컨볼을 더카위퍼르가 빈 골대로 찼는데 베이란반드가 누운 상태에서 한 팔을 뻗어 극적으로 쳐냈다. 가히 대회 최고의 세이브라고 평가할 만했다. 후반 41분에도 더카위퍼르의 슈팅을 역동장에서 가까스로 쳐내면서 집중력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이란의 부족한 공격력이 무승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베이란반드의 투지 넘치는 선방쇼가 크게 한몫했다. 이날 베이란반드는 선방 7회를 기록했다. 상대 기대득점 1.70골일 정도로 슈팅 하나하나가 손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베이란반드는 이란 베테랑 수문장이다. 1992년생 33세인 그는 지난 2014년부터 12년째 이란 대표팀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A매치 88경기를 소화했다. 월드컵도 본 대회까지 3번째 출전이다. 훌륭한 경기력으로 북중미 월드컵 골키퍼 전성시대에도 탑승했다. 카보베르데의 보지냐, 퀴라소의 엘로이 룸 골키퍼가 깜짝 활약으로 대중들의 깊은 주목을 받고 있다. 베이란반드도 낙수효과를 충분히 맞을 만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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