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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이번 월드컵의 부제목은 ‘괴물들의 득점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한 경기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마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24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L조 2차전을 치른 잉글랜드와 가나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32강 진출 확정에 실패했다. 가나와 같은 성적이지만, 득실차 우위로 현재 조 1위를 지키고 있다. 가나는 2위다.
이날 해리 케인이 침묵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케인은 가나의 질식 수비에 갇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빼곡한 수비 조직 사이에서 케인은 몇 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수비가 사전에 차단하거나 구름같이 몰려들면서 방해했다. 전반 30분대 잉글랜드는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투입했는데 케인이 문전에서 좋은 위치선정을 보였지만, 동료의 크로스가 사전 차단되면서 움직임을 무색하게 했다.
가나 수비진이 케인을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지 느껴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전반 추가시간 3분 데클란 라이스가 원터치로 박스 안에 자리한 케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오랜만에 나온 속공 템포로 케인의 마무리 슈팅이 기대됐는데 가나 수비 3~4명이 피라냐 떼처럼 달려들어 막아 세웠다. 케인은 왼쪽으로 움직이며 찰듯 말듯 기회만 엿보다 결국 왼발 슛이 수비벽에 걸리고 말았다.
후반전에는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후반 41분 부카요 사카의 왼발 유효슈팅을 기점으로 잉글랜드가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니코 오라일리가 헤더했는데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때 사실상 골문이 열린 상태에서 세컨볼이 문전에 있는 케인에게 떨어졌다. 케인은 마음먹고 왼발 슛을 쐈는데 하필 높게 솟구치면서 날렸다.
2차전 ‘꽝’ 당첨자는 케인이 됐다. 지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들의 매서운 득점 행진이 시작됐다. 1차전부터 리오넬 메시 3골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 해리 케인이 각각 2골씩 기록하면서 열을 올렸다. 반대로 역조명된 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무득점 침묵이었다. 동년배 메시부터 현시점 전성기를 달리는 공격수들이 모조리 골 맛을 봤는데 ‘최고의 골잡이’라는 명성의 호날두가 골을 넣지 못하면서 비판과 조롱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1차전 ‘꽝’ 호날두가 2차전 멀티골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우즈베키스탄전 5-0 대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호날두는 전반전에만 두 골을 뽑았고 동료에게 프리킥까지 양보하는 명장면을 만들면서 여론을 회복했다. 메시, 음바페, 홀란도 2차전에서 모두 2골씩 더하면서 득점왕 경쟁의 더욱 불을 지폈다. 이번에는 1차전 웃었던 케인이 가나전 무득점 침묵으로 2차전 자존심을 구겼다.
이날 케인의 경기력은 나쁘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골잡이 유형인 이상 동료의 공 배급이 득점에 큰 영향을 주는데 가나 수비 조직 때문에 애초에 케인이 공을 자주 잡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90분간 터치 19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는 결과 때문에 케인이 극심한 부진을 한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조별리그 2경기 2골은 절대 못난 성적이 아니다. 현재 득점 1위인 메시(5골)는 이미 한 컵대회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 만한 득점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스타 공격수들의 이례적인 대회 초반 무수한 득점포가 ‘골 수 인플레이션’을 낳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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