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cm 케인? 벨링엄? ‘중딩’처럼 만든 ‘197cm 장벽’ 오포쿠의 초강력 피지컬
제롬 오포쿠(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제롬 오포쿠(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모두 180cm 후반대에 장신 공격 자원이다. 그런데 이들을 마치 사춘기 중학생처럼 보이게 만든 거구의 수비수가 앞을 가로막았다.

24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L조 2차전을 치른 잉글랜드와 가나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32강 진출 확정에 실패했다. 가나와 같은 성적이지만, 득실차 우위로 현재 조 1위를 지키고 있다. 가나는 2위다.

가나의 질식 수비 전략이 통했다. 실리 축구의 대명사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한 가나는 90분 내내 5-4-1 형태의 단단한 수비 조직을 고수했다. 중앙 미드필더인 토마스 파티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서면서 중앙 공간을 틀어막았고 앙투안 세메뇨, 이냐키 윌리엄스 등 좌우 측면 공격진도 한 칸 내려 두 줄 수비에 가담시켰다. 결과는 점유율 79%와 슈팅 19회를 내주고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공격진의 숨통을 틀어막은 밀집 수비 완성도도 대단했는데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빼곡한 수비진 중 홀로 우뚝 솟아 있는 한 센터백이었다. 이날 중앙 수비에 배치된 제롬 오포쿠는 케인, 벨링엄 등 강력한 잉글랜드 중앙 공격진을 압도적인 피지컬로 제압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대단한 존재감으로 가나 골문을 사수하는 데 크게 한몫했다.

오포쿠는 197cm 신장의 초장신 센터백이다. 가나와 잉글랜드 이중국적자인 그는 잉글랜드 풀럼FC에서 유스 생활을 보낼 정도로 나름 촉망받던 수비수다. 그러나 어린 나이부터 굴곡진 인생을 겪었다. 17세 때 전방십자인대(ACL) 부상을 입었고 이후 잉글랜드 하부 및 유럽 변방으로 오랜 임대 생활을 보냈다. 방황 중 2023년 튀르키예 바샥셰히르 임대가 전환점이 됐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완전 이적을 성사시킨 오포쿠는 지난겨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복귀설까지 돌 정도로 훌륭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도 리그 전 경기 출장했다.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오포쿠는 직접 잉글랜드 공격수들을 상대하면서 PL 복귀설의 이유를 증명했다. 전반전부터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경합은 물론 상대 슈팅을 몸으로 받아내는 수비벽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전에는 상대 공격수와 직접 경합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후반 10분 박스로 쇄도한 벨링엄을 오포쿠가 마치 중학생을 상대하듯 가볍게 밀어내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후반 12분에는 골문으로 향한 노니 마두에케의 바운드 슈팅을 오포쿠가 큰 키로 걷어내면서 골문을 사수했다.

잉글랜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부카요 사카, 에베레치 에제, 모건 로저스 등 가용할 수 있는 공격진을 모조리 투입했다. 오포쿠는 이중 가장 피지컬이 좋은 로저스와도 일대일 싸움을 펼쳤다. 후반 30분 로저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이러저리 흔들며 돌파를 시도했는데 오포쿠가 끝까지 따라붙어 태클로 끊어냈다.

이날 오포쿠는 풀타임 뛰며 지상볼 경합 성공률 80%(4/5), 공중볼 경합 성공률 100%(2/2)를 기록했다. 오포쿠를 마주한 위치에서 뛴 벨링엄은 지상볼 25&(2/8), 공중볼 0%(0/1)로 대조됐다. 케인 역시 지상볼 40%(2/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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