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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몬테레이(멕시코)] 김희준 기자= 축구는 잔인하다. 누군가가 승리했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패배했다는 뜻이다.
25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최종전)을 치른 홍명보호는 패배자의 입장이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아쉬움에 경기장에 드러누웠다. 반면 남아공 선수들은 벤치 멤버까지 모두 뛰쳐나와 조국의 첫 토너먼트 라운드 진출을 축하했다. 한국 선수들이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떠난 경기장에서 남아공 선수들은 자국 팬들 앞에서 기차놀이를 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아공 선수들의 축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계속됐다. 한국 선수들의 인터뷰가 진행되던 중 믹스트존에 나타난 남아공 선수들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FIFA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행위이기는 하나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정도로 큰 목소리였다. 그렇다고 남아공 선수들의 흥을 깨뜨리는 것도 예의는 아니었기에 취재진은 황인범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인터뷰를 멈춘 뒤 남아공 선수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이강인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취재진도 FIFA 관계자에게 상황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다 돌연 남아공 측 스태프와 한국 측 스태프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남아공 선수들도 어리둥절할 만큼 갑작스러운 싸움이었다. 한국 취재진과도 언쟁을 주고받았다. 황인범은 인터뷰 중에도 굳은 표정이었는데, 남아공 스태프가 계속 한국 측과 말싸움을 벌이자 직접 남아공 스태프에게 “예의를 지켜달라”라고 말했다. FIFA 관계자가 재차 개입해 남아공 스태프는 믹스트존을 떠났고, 남아공 선수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남아공이 승자로서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믹스트존에서 한국 측과 언쟁을 벌였기 때문에 황인범이 이에 개입했을 뿐이다. 황인범은 그전까지 취재진의 요청에 응해 인터뷰를 멈추고 남아공 선수들이 승리를 누리는 걸 가만히 듣고 있었다.
황인범은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 앞으로 다른 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많이 아쉽다”라며 “상대의 좋은 점인 역습을 많이 허용하다 보니 경기가 벌어지는 상황이 됐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졌다. 부족해서 졌다.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잡아 팀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근육 경련이 심하게 왔다. 지금은 걸을 때 통증이 있진 않다. 내일까지 상황을 잘 보겠다. 크게 다친 건 아니다”라며 부상 상황을 전한 뒤 “많이 아쉽고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한국에서 이른 아침부터, 현지에서도 직접 와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패배로 다른 경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라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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