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쏙 빼고’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이겨야 하는 이유… ‘히혼의 수치’ 오명 지우기
부진했던 다비드 알라바(왼쪽,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부진했던 다비드 알라바(왼쪽,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홍명보호 경우의 수를 빼고도 오스트리아는 알제리를 기필코 이기려 들 것이다. 오명을 지우기 위해서다.

오는 28일(한국시간) 오전 11시 미국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최종전 알제리와 오스트리아가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1승 1패로 동일 성적이지만, 골득실 차로 오스트리아 2위, 알제리 3위인 상태다. 조 2위 진출을 위해선 두 팀 모두 승리가 필요하다.

홍명보호 경우의 수도 걸린 경기다. 마지막 3조 중 2조에서 하위 성적 3위 팀이 나와야 하는 한국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이 바라는 결과는 오스트리아의 승리 혹은 알제리의 2골 차 이상 승리다. 비교적 방식이 쉬운 오스트리아의 선전을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게티이미지코리아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한국 입장을 쏙 빼놓더라도 두 팀 모두 이 악물고 서로를 이기려 들 공산이 크다. 바로 ‘히혼의 수치(Shame of Gijón)’라는 역사적 사건 때문이다.

1982 스페인 월드컵 당시 오스트리아와 알제리는 우승후보 서독과 같은 조에 묶였다. 그런데 서독과 알제리의 첫 경기에서 알제리가 2-1 승리를 거두는 대이변을 썼다. 이 결과의 스노우볼은 굴러 굴러 서독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오스트리아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한 골 차 패배 시 서독과 함께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했다. 그리고 시작된 최종전에서 서독은 호르스트 흐루베슈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1-0 리드를 잡았는데, 이후 양 팀은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의도적으로 공격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이 결과로 오스트리아와 승점이 같았던 알제리는 골득실 차로 탈락하게 됐다. 당연히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경기는 ‘승부 조작’이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직면했고 결국 경기가 열린 스페인 히혼의 명칭을 따 ‘히혼의 수치’로 불리게 됐다. 알제리 축구 전문가 마헤르 메자이 기자에 따르면 여전히 알제리 팬들은 오스트리아에 대한 증오심을 불태우고 있다.

랄프 랑닉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랄프 랑닉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만큼 이번 조별리그에서 알제리와 오스트리아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쏠렸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피의자’ 입장의 오스트리아는 관련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랄프 랑닉 감독은 “1982년 그 경기가 열렸을 당시에는 양 팀 선수들 가운데 지금 대표팀에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라며 “나도 당시 24살이었다. 그만큼 오래전 일이다. 내일 경기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승리에 대한 의지는 숨기지 않았다. 두 팀이 무승부를 거둘 경우 현재 순위를 유지한 채 32강 진출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랑닉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승부를 목표로 뛰라고 지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하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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