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마다한’ 마시는 16강으로 갔다… ‘조별리그 탈락’ 홍명보호의 현실, 더 씁쓸한 이유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하필 제시 마시 감독이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그를 마다하고 다른 사령탑을 앉힌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했다.

29일(한국시간) 오전 4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을 치른 캐나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개최국 캐나다는 16강 진출했다.

캐나다가 남아공을 꺾고 사상 첫 16강에 올랐다.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수행한 캐나다는 다소 불안한 남아공의 후방 빌드업을 끊고 속공을 펼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공격진의 결정력 부진과 남아공의 육탄방어로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몇 차례 상대 역습을 얻어맞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캐나다는 경기 막바지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2분 스테픈 유스타키오의 중거리포가 터지면서 극적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제시 마시 캐나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제시 마시 캐나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캐나다가 마시 감독과 함께 이룬 성과다. 본 대회까지 고작 본선 3회 진출이 전부였다. 첫 출전인 1986 멕시코 월드컵, 두 번째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 3패 탈락 수모를 겪었다. 개최국 입장으로 본 대회를 준비한 캐나다는 마시 감독의 전술 체계를 이식하는 데 집중했고 결국 조별리그 1승 1무 1패로 첫 승과 함께 첫 토너먼트 진출을 이뤄냈다. 한 술 더 떠 남아공까지 제압하면서 16강 진출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했다. 멕시코, 남아공, 체코라는 비교적 수월한 조 편성에서도 지리멸렬한 경기력과 몰상식한 교체술로 1승 2패 성적을 냈다. 조 3위로 마친 한국은 타 조의 결과에 모든 운명을 건 채 비참한 며칠을 보내야 했고 결국 경우의 수마저도 도와주지 않으면서 탈락의 결과를 마주했다. 실패의 책임을 진 홍명보 감독은 29일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했다. 이보다 더 나쁜 결말은 없을 것이다.

스테픈 유스타키오(캐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테픈 유스타키오(캐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의 탈락과 캐나다의 16강행이 더욱 씁쓸한 건 마시 감독 때문이다. 캐나다의 역사를 쓰고 있는 마시 감독은 홍 감독 선임 전 한국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지난 2024년 대한축구협회의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마시 감독과 접촉한 사실이 유명하다. 당시 여러 축구협회가 러브콜을 보냈는데, 대한축구협회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캐나다는 적극적으로 마시 감독에게 어필하면서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마시 감독은 부임 직후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남미팀들과 대등하게 겨뤄 4강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캐나다는 마시 감독을 통해 명확한 전술 체계 및 시스템 구축 등 축구계 제반을 다지고자 지난 5월 일찌감치 2030 월드컵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

캐나다는 오는 7월 5일 네덜란드 혹은 모로코와 16강을 겨룬다. 설령 탈락하더라도 이미 캐나다는 북중미 월드컵을 통해 축구 강국으로 도약할 강력한 자신감을 얻었다. 본 대회의 경험은 오는 2030 월드컵에서 더욱 강해질 캐나다를 만드는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마시 감독이 구축한 캐나다의 고강도 압박 축구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황량함만 남긴 한국 축구의 말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대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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