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현장] “홍명보 꺼져” 구호 지나가고 난 뒤 슬쩍 빠져나간 정몽규 회장

[풋볼리스트=인천국제공항] 김정용 기자= 홍명보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홍명보 꺼져라는 악에 받친 구호를 들으며 굳은 표정으로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모습을 보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축구팬들이 해산한 뒤 조용히 빠져나갔다.

30(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선수단 귀국 1진이 입국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12패에 그치며 뜻밖의 탈락을 경험했다. 32강조차 올라가지 못하고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곧장 귀국하는 건 예상 밖의 시나리오였다. 대한축구협회는 빠르게 항공권을 구하지도 못했고, 하루에 10여 명씩 끊어서 귀국해야 했다. 이날 1진에는 박항서 단장, 홍 감독, 선수 중 조현우 이강인 오현규 김민재 황희찬 등이 먼저 들어왔다.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명보호 1기의 부진한 성적에 엿 등 투척물이 날아왔던 전례를 감안, 귀국행사나 인터뷰를 생략하고 대신 멕시코 현지에서 홍 감독의 사퇴 발표문 낭독으로 마지막 행사를 마쳤다.

홍 감독 등 1진의 귀국 시간을 비밀이 부치며 감독 보호에 신경썼고, 평소 대표팀 행사보다 훨씬 많은 경찰 및 보안요원이 투입돼 팬과 취재진을 통제했다. 경찰들은 장우산을 들고 있어 투척물을 막을 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다.

붉은악마는 홍명보 나가라고 외치다가 이미 사퇴한 감독이므로 아예 한국 축구계에서 떠나라며 홍명보 꺼져로 구호를 바꿨다. 오래 기다린 뒤 게이트 안에서 감독이 보임에도 아직 나오지 않자 빨리 나오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마침내 홍 감독이 지나갈 때 비판 구호와 더불어 산발적인 고함이 터져나왔다. 홍 감독은 박 단장 뒤에서 조현우와 나란히 지나갔다. 그 뒤로 선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빠져나가자 일부 축구팬이 선수들은 화이팅” “이강인 힘내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비슷한 시간 귀국한 정 회장은 약 1시간 뒤에 조용히 빠져나가려 했다. 상황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일부 경찰이 공항에 남아 있어 의아함을 자아내던 중, 정 회장이 호위를 받으며 빠르게 공항을 지나갔다. 이때까지 남아 있던 축구팬 중 한 명이 거센 항의를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항의 구호에 동참한 백창현 붉은악마 서울지부장은 홍 감독이 다시는 축구계에 발 붙이지 말고 떠났으면 한다. 어디 가든 축구계 아닌 곳에서 잘살아라라며 우리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반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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