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신 윙어 기용’ 정말 최선인가요? 노르웨이의 아픈 손가락 ‘짝퉁 홀란’ 쇠를로트
알렉산데르 쇠를로트(노르웨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렉산데르 쇠를로트(노르웨이).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16강 진출한 노르웨이에 아픈 손가락이 생겼다. 바로 쓰임새가 애매해진 알렉산데르 쇠를로트다.

1일(한국시간) 오전 2시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을 치른 노르웨이가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노르웨이는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쇠를로트는 노르웨이 국적 스트라이커다. 195cm 장신의 쇠를로트는 거구에 비해 빠른 발과 강력한 왼발 킥력을 갖춘 공격수다. 그렇다고 단순한 타켓형 스타일도 아니다. 쇠를로트는 최전방에 고정돼 있기보다는 좌우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즐긴다. 본인이 가진 속도와 나쁘지 않은 발기술로 직접 돌파와 동료 연계를 통해 기회를 만드는 유형이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했다. 노르웨이 대표팀에서도 A매치 75경기 26골을 넣고 있다.

그러나 쇠를로트의 대표팀 입지는 애매하다. 어디 가서 절대 꿀리지 않을 강골의 스트라이커지만, 하필 노르웨이는 그보다 더 괴물인 엘링 홀란을 보유하고 있다. 홀란의 그림자로 쇠를로트는 항상 차순위 자원으로 고려됐다. 선발 명단을 짤 때도 홀란을 먼저 최전방에 세운 뒤 그다음에 쇠를로트 기용 여부를 따진다. 쇠를로트가 원톱으로 서는 경우는 거의 없고 홀란과 투톱을 이루거나 측면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예 교체 자원으로 내려갈 때도 적지 않다.

엘링 홀란(노르웨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엘링 홀란(노르웨이).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홀란과 쇠를로트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건 분명 매력 넘친다. 이에 스톨레 솔바켄 감독은 최대한 두 선수를 공존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택한 방법은 쇠를로트의 윙어 배치다. 종전에도 써왔던 방식인데 본 대회에서는 쇠를로트가 뛴 3경기를 모두 오른쪽 윙어로 기용할 정도로 주 전술로 활용 중이다. 하지만 효과는 물음표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윙어 쇠를로트의 한계가 드러났다. 우선 쇠를로트를 측면으로 기용하면 얻는 이점을 명확하다. 비교적 체구가 작은 상대 풀백과 195cm 쇠를로트를 매치시킬 수 있다. 경합에서 분명한 우위를 점한다. 또 박스로 움직인 쇠를로트가 상대 측면 수비수를 끌고 들어갈 때 발생한 공간을 공격 루트로 활용할 수 있다. 이날 전반 10분 골키퍼 롱킥을 우측면 쇠를로트가 헤더로 연결하거나 전반 42분 어느새 박스로 이동한 쇠를로트가 머리로 공을 떨궈 홀란의 슛을 만드는 등 효용성은 분명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거구에 비해 속력과 기술이 좋다고 해도 전문 윙어와 비교하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공이나 속공이나 쇠를로트에게 공이 전달되면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돌파를 시도하다가 공을 잃고 뒷공간으로 연결된 공을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곤 했다. 자연스레 노르웨이 측면 공격은 안토니오 누사의 왼쪽으로 치중됐다.

알렉산데르 쇠를로트(아틀레티코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렉산데르 쇠를로트(아틀레티코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중 쇠를로트가 가장 눈에 띈 상황은 박스 안에 위치했을 때다. 앞서 언급한 홀란에게 헤더 패스를 하는 과정부터 후반 13분 마르틴 외데고르의 프리킥을 문전 쇄도해 머리를 가져대 대는 장면까지 쇠를로트의 본성은 분명 스트라이커였다. 그러나 비슷한 프로필의 쇠를로트와 홀란을 동시에 최전방 기용하는 건 여러 전술적 어려움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경기 중 홀란이 봉쇄됐을 때 그 압박을 풀어줄 수 있는 공격수도 쇠를로트뿐이다. 솔바켄 감독은 앞으로도 쇠를로토 활용 고민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가 노르웨이의 아픈 손가락처럼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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