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쇼가 보인다’ 특급 칭찬에 갸우뚱한 안양 신인 김재현, ‘진짜 롤모델’은 따로? [케터뷰]
김재현(FC안양). 김진혁 기자
김재현(FC안양).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루크 쇼가 생각난다.” 특급 칭찬에 신인 김재현은 갸우뚱한 반응과 함께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4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6라운드를 치른 FC안양이 포항스틸러스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시즌 4번째 패배를 기록한 안양은 승점 20점(4승 8무 4패)과 7위를 유지했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8,210명이었다.

김재현은 2026시즌 안양의 신인이다. 2004년생 왼발잡이 수비수인 김재현은 동명대학교 중퇴 후 올겨울 안양 입단했다. 182cm 72kg 탄탄한 체격을 지녔고 기동력과 킥력을 고루 갖춘 수비수다. 유병훈 감독에 따르면 왼발잡이가 설 수 있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다고 한다. 입단 동기로는 김강, 오형준, 강지완(이상 2007년생)이 있다.

시즌 초 김재현은 신인 4인방 중 가장 먼저 벤치 명단에 들었다. 다만 부름을 받지 못하며 데뷔 시기는 점점 늦춰졌지만, 안양에 필요한 젊은 피 측면 수비수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출전 기회를 받을 듯했다. 그런데 불의의 부상으로 인내의 시간이 길어졌다. 연습경기 중 발목 인대가 완전 파열 부상을 입었다. 2달 가까이 재활했지만, 복귀 직전 또다시 부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김재현은 1달 넘는 여름 휴식기 동안 완전 회복에 집중했고 마침내 후반기 첫 경기부터 값진 데뷔 기회를 부여받았다. 심지어 선발이었다.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전 유병훈 감독은 “장점은 공수 밸런스가 좋다. 너무 공격적이지도, 수비적이지도 않는다. 왼발잡이 특징을 확실히 살려낼 수 있는 선수”라며 “오늘 첫 경기라 긴장하거나 제 실력이 안 나올 수 있지만, 충분히 김동진 선수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이날 김재현은 나쁘지 않은 프로 첫 경기를 소화했다. 왼쪽 풀백으로 배치된 김재현은 마치 몇 차례 프로 경기 경험이 있는 듯 자연스럽게 해당 포지션 역할을 수행했다. 왼발 능력으로 측면 빌드업을 돕거나 날카로운 배후 침투로 오버래핑하는 등 몇 차례 번뜩이는 장면을 남겼다. 상대 공격수에게 몇 차례 돌파도 허용하긴 했지만, 눈에 띄는 대형 실수는 없었다. 가능성을 입증한 데뷔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김재현은 “부상을 심하게 당했다. 휴식기 때 복귀했는데 몸을 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오늘 첫 선발 데뷔전을 뛰었다. 들어가기 전 긴장을 많이 했던 상태였는데 옆에서 형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긴장감을 덜고 경기 임할 수 있었다”라며 데뷔 소감을 말했다.

이어 “수비수로서 실점을 하면 안 됐었다. 3실점이나 허용해 너무 아쉽다. 그래도 부상 없이 데뷔전을 잘 치른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출전 욕심보다는 항상 준비가 돼 있으면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현(FC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재현(FC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 감독이 따로 요구한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훈련하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불안한 점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들어가기 전에 마음을 털어내고 첫 패스, 첫 터치가 잘 이뤄져야 경기가 쉽게 갈 수 있다고 하셨다. 부담 갖지 말고 즐기고 나오라고 하셨다”라고 답했다.

입단 동기이자 동생들인 김강, 오형준은 김재현보다 먼저 데뷔전을 치렀다. 혹시 동생들에게 조언을 들었냐는 질문에는 “걔네는 항상 훈련 때 열심히 하던 선수들이었다. 신인의 패기답게 열심히 머리를 박고 뛰면 형들이나 코치님이 좋아할 거라고 했다.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열심히만 뛰라고 말했다”라며 웃었다.

동계 훈련부터 후반기까지 첫 프로 생활을 돌아본 김재현은 “대학 무대에서 3년을 하고 프로에 왔다. 확실히 다른 건 템포나 개인 능력에서 엄청 큰 차이가 난다. 대학에서는 수비 실수를 해도 개인 능력으로 막을 수 있었다. 프로는 한 번 실수하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엄청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강, 오형준, 강지완, 김재현(이상 FC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왼쪽부터 김강, 오형준, 강지완, 김재현(이상 FC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 감독은 동계 훈련 때부터 김재현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마침 안양은 스쿼드 중 풀백 뎁스가 약한 편이다. 20대 초반에다 탄탄한 피지컬, 왼발잡이라는 매력적인 특징을 고루 갖춘 김재현은 왼쪽 풀백 위치에 확실한 기대주였다. 유 감독이 평소에도 김재현을 ‘왼발잡이가 뛸 수 있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표현할 정도로 남다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관련해 김재현은 “원래 스리백에서 왼쪽 센터백을 올 시즌 전반기 준비 때 처음 소화해 봤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했었는데 동계 때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윙백, 왼쪽 센터백 등 여러 포지션에서 경기도 뛰고 훈련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루크 쇼(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루크 쇼(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안양 구단 관계자는 김재현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수비수 루크 쇼와 견주었다. 182cm의 탄탄한 피지컬, 기동력, 날카로운 왼발 킥 등 실제로 쇼가 떠오르는 장점을 김재현도 갖추고 있다. 이에 김재현은 갸우뚱한 표정을 지으며 “개인적으로 쇼보다는 뉴캐슬의 루이스 홀이라는 선수를 더 좋아하는데… 쇼도 좋게 생각한다”라며 먹쩍은 답변을 남겼다.

쇼보다 홀을 더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저랑 동갑인 선수다. 수비나 공격에서 다재다능한 선수다.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라서 요즘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홀은 김재현과 비슷한 체격에,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갖춘 레프트백이다. 나이도 2004년생으로 동갑이다.

마지막으로 김재현은 “오늘 경기를 이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팬들께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잘 쉬고 잘 돌아와서 다음 경기는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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