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말·페드리도 어찌 못했는데… ‘딸깍의 왕’ 메리노, 등장 5분 만에 포르투갈 끝장
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왼쪽부터, 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왼쪽부터, 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날고 긴다는 스페인 천재들도 어찌 못했는데 미켈 메리노가 5분 만에 해결했다.

7일(한국시간) 오전 4시 텍사스주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치른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했다. 스페인은 오는 11일 미국과 벨기에 경기 승자와 8강을 치른다.

스페인이 빈공 속에서 정규시간을 보냈다. 미켈 오야르사발을 원톱 배치한 주력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렉스 바에나, 다니 올모, 라민 야말의 2선과 페드리, 로드리의 3선까지 포르투갈을 꿇어앉히기 위한 공격적인 선수 기용을 보였다. 그러나 내용은 매우 답답했다. 포르투갈 수비가 잘했다기보다는 스페인 공격이 무뎠다. 결정력도 문제였는데 기본적으로 골을 넣으러 달려드는 선수가 극히 부족했다.

전반 8분 페드리, 올모를 거친 패스가 뒷공간으로 쇄도한 오야르사발에게 연결됐다. 일대일 상황에서 오야르사발의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빗나갔다. 이날 정규시간 중 유일한 스페인의 득점 찬스였다. 이 장면에서도 박스 안으로 뛰어드는 오야르사발의 움직임이 있었기에 스페인의 패스 전개가 힘이 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스페인은 좀처럼 박스 안에서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페드리, 로드리라는 공을 쉽게 뺏기지 않으면서도 양질의 패스를 넣어줄 선수, 야말이라는 일대일 돌파 특화 자원이 있었지만, 이들모두 자신들이 직접 공을 잡았을 때 위력이 더 큰 선수들이다.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우선시 되다 보니 정작 득점이 터질 확률이 가장 높은 박스 안으로는 움직이는 선수가 적었다.

말 그대로 U자 빌드업만 빙빙 돌려댔다. 기본적으로 박스 안에 서있기라도 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덕분에 포르투갈은 크로스와 롱킥을 때려도 문전 가까이서 플레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박스 안에 위치한 자원 자체가 없는 스페인은 공격 방향을 잃고 박스 주변에서만 패스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다.

미켈 메리노(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메리노(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내로라하는 천재들도 풀지 못한 경기를 후반 투입된 메리노가 단번에 해결했다. 메리노는 여타 스페인 국적 미드필더들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 선수다. 본래 스페인 선수라하면 발기술이 좋고 짧은 패스를 즐겨하는 유형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메리노는 다소 투박한 발기술을 가졌지만, 박스로 뛰어들어 날아온 공을 마무리하는 뛰어난 결정력을 갖췄다.

이날 스페인에 가장 필요한 유형의 자원이었다. 메리노는 후반 40분 파비안 루이스와 함께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5분 뒤 한 차례 박스 침투로 선제결승골을 곧장 뽑아냈다. 후반 45분 프리킥을 빠르게 전개한 뒤 페란 토레스가 뒷공간으로 뛰는 메리노에게 전진 패스를 건넸다. 일대일 상황에서 메리노는 침착한 오른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실제로 메리노는 소속팀 아스널에서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정도로 뛰어난 박스 안 영향력을 보유했다. 190cm 육박하는 장신에다 미드필더인데도 패스 방향을 기가 막히게 예측하는 오프더볼이 장점이다. 공을 많이 잡고 플레이하는 스페인 미드필더들과는 확실히 다른 색깔이다. 과정이 필요 없는 한 방이 중요한 월드컵 같은 단판 토너먼트에서 메리노 활용은 확실한 무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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