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랑스런 유병훈 감독님입니다” 아쉬운 결과 뒤 열린 ‘깜짝 생일 축하’… 그들의 믿음이 굳건한 이유 [케현장]
FC안양 서포터즈들의 깜짝 생일 이벤트. FC안양 제공 
FC안양 서포터즈들의 깜짝 생일 이벤트. FC안양 제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패배의 아쉬움이 잔디 위에 짙게 남아 있던 때 유병훈 감독을 향한 ‘A.S.U. RED(FC안양 서포터즈)’의 열렬한 생일 축하 이벤트가 벌어졌다. 한낱 한 경기 결과가 그들의 믿음을 무너뜨릴 순 없었다.

지난 4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6라운드를 치른 FC안양이 포항스틸러스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시즌 4번째 패배를 기록한 안양은 승점 20점(4승 8무 4패)과 7위를 유지했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8,210명이었다.

안양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패배했다. 안양은 전반 2분 만에 완델손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마테우스 중심으로 고삐를 당긴 안양은 전반 추가시간 막바지 마테우스의 중거리포로 균형을 맞춘 채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는 신광훈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그러나 수적 우위 이점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 완델손에게 중거리 실점을 허용한 뒤 이태희가 동점골을 터트렸는데 균형을 맞춘 직후인 후반 31분 이호재의 역전골을 헌납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양 입장에서 너무나 아쉬운 결과였다. 승리 시 6위 도약이 가능했고 심지어 수적 우위까지 점했었다. 홈에서 7경기째 무승에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승전고에 대한 목마름도 당연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안양 응원석에서 볼멘소리를 보내는 이는 없었다. 고개를 숙인 선수단이 서포터즈석 앞에 당도하자, 안양 서포터즈는 특유의 힘찬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누구보다 결과가 아쉬울 유 감독에 대한 응원과 박수도 잊지 않았다. “유병훈! 유병훈! 유병훈!” 삼창이 끝나고 응원석에서 주섬주섬 큼지막한 응원 걸개 한 장이 올라왔다.

“우리의 자랑스런 유병훈 감독님입니다!” 경기 전날 생일을 맞이한 유 감독(1976년 7월 3일 출생)을 축하하기 위한 안양 서포터즈의 깜짝 이벤트였다. 응원석 앞에는 미국 국가 공식 표어인 ‘In God We Trust’에서 ‘God’을 ‘Ryu’로 바꾼 문구와 함께 유 감독의 캐리커처 걸개도 걸렸다. 걸개가 온전히 펴진 뒤 팬들은 생일 축하 노래까지 제창했다. 유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FC안양 서포터즈들의 깜짝 생일 이벤트. FC안양 제공 
FC안양 서포터즈들의 깜짝 생일 이벤트. FC안양 제공

알고 보니 안양 서포터즈가 심혈을 기울인 이벤트였다. A.S.U. RED 현장팀장 김진수 씨는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일단 종료되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든 감독님께 재계약을 어필하고 싶었다. 마침 포항전 전날이 감독님 생신인 걸 알게 됐다. 이날을 계기로 한 번 퍼포먼스를 준비해 보자고 팀원들과 논의했다”라며 준비한 배경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유 감독님이 코치 시절 때부터 안양 창단 멤버셨다. 아무래도 우리 구단 내에서는 감독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굉장히 두텁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감독님에 대한 우리의 고마움을 전할까 고민했다. 많은 고심 끝에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안양 서포터즈 ‘A.S.U. RED’는 다채로운 응원 퍼포먼스와 선수단 지원을 위해 조직을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이번 유 감독 생일 이벤트도 문구는 현장팀이, 걸개 디자인은 미디어팀이 진행했다고 상세히 밝혔다. 특히 걸개 디자인은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안양LG치타스 시절 홍보 현수막(‘우리는 자랑스런 안양 시민구단입니다’) 디자인을 활용했다. 앞쪽에 걸린 유 감독 캐리커처와 표어는 미국 지폐 디자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FC안양 서포터즈. 서형권 기자
FC안양 서포터즈. 서형권 기자

안양은 구단과 팬의 신뢰가 매우 탄탄한 팀으로 정평 나 있다. 안양 구단 슬로건인 ‘우리의 믿음은 굳건하다’는 안양 팬들에게도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일종의 교리로서 마음속 깊게 새겨지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끈끈하게 묶은 것일까. 김 씨는 시민구단 안양의 창단 배경부터 설명을 이어갔다. “가장 큰 이유는 안양을 연고지로 한 축구팀이 떠난 시절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팬들의 맹목적인 사랑은 떠난 팀에 대한 분노와 이 도시에서 우리 힘으로 만든 팀의 존재에서 나온다. 응원할 수 있는 팀이 있다는 ‘감사함’ 하나로 그냥 맹목적인 응원을 하고 있다”라며 “경기를 지더라도 감독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과 안양을 위한 우리의 마음은 굳건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유 감독을 위한 생일 이벤트에는 안양 팬들의 진심이 온전히 담겨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FC안양 및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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