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심장에 비수를 꽂다… 잉글랜드가 선사한 첫 번째 ‘아스테카의 악몽’
해리 케인(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케인(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멕시코가 본인들의 ‘축구 성지’에서 첫 번째 탈락의 역사를 썼다. 종주국 잉글랜드의 작품이다.

6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을 치른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3-2로 격파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오는 12일 노르웨이와 8강전 맞대결한다.

이날 경기가 열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는 멕시코 축구의 성지로 불린다. 1966년 개장된 본 경기장은 멕시코 수도팀인 클루브아메리카, 크루스아술의 홈구장이자,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안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발 고도 2,200m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여느 고지대 구장의 흔한 별명 중 하나인 ‘원정팀의 지옥’으로도 불린다. 수용 인원은 87,523명이다. 60년 된 구장이기에 지금까지 총 4차례의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덕분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으로도 사용됐다.

단순히 수도에 위치해서 성지로 불리는 게 아니다. 멕시코는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압도적인 홈 성적을 자랑한다. 종전까지 친선경기를 제외한 모든 공식전 기준 89경기 70승 17무 2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무려 78.7%다. 패배는 단 두 차례인데 2001년 지역 예선에서 코스타리카, 2013년 지역 예선에서 온두라스에 각각 1-2로 패했다.

멕시코 홈 관중. 게티이미지코리아
멕시코 홈 관중. 게티이미지코리아

달리 말하면 멕시코는 패배 시 탈락이 직결되는 토너먼트 무대에서만큼은 정규시간 내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한 적 없었다. 그만큼 이곳은 멕시코 축구에 약속의 땅이자, 그들의 자부심이 담긴 경기장이었다.

그런데 개최국 자격으로 임한 북중미 월드컵에서 첫 탈락 사례가 나왔다. 멕시코는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16강전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모든 대회 통틀어 최초로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린 토너먼트 무대에서 멕시코를 탈락시킨 유일한 팀’이 됐다.

물론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잉글랜드는 경기 초반부터 멕시코의 거센 압박에 시달렸다. 압도적인 홈 분위기를 등에 업은 멕시코는 주도권을 잡고 잉글랜드 박스를 타격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는 오히려 멕시코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전 주드 벨링엄의 공간 쇄도 후 득점으로 2골을 선취했다. 하지만 전반 막판 라울 히메네스에게 만회골을 헌납하며 한 점 차 리드 속에 전반을 마무리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전 잉글랜드가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 후반 초반 수비수 자렐 콴사가 무리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됐다. 수적 열세에서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리는 행운을 얻었지만, 곧장 히메네스에게 추격 골을 내주면서 다시 불안한 리드를 맞았다. 여기서 토마스 투헬 감독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실리적인 운영을 취했다. 존 스톤스, 댄 번, 제드 스펜스 등 수비 숫자를 늘렸다. 사실상 ‘텐백’ 전략을 취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체급이 높은 잉글랜드가 작정하고 박스 안을 사수하자, 멕시코 공격진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멕시코는 추가시간 11분까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채 후반전 박스 안으로 크로스만 37회를 투입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버티고 버틴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무찌르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멕시코 입장에서 첫 번째로 겪게 된 ‘아스테카의 악몽’이 이렇게 탄생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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