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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39세 리오넬 메시는 부진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가 탈락 위기에 몰리자, 메시는 역할과 플레이 모두 20세 시절처럼 돌아가더니 갑자기 조국을 구해냈다.
8일(한국시간) 미국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치른 아르헨티나가 이집트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32강 카보베르데전에 이어 두 번 연속으로 3-2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8강 상대는 잠시 후 열리는 스위스 대 콜롬비아전 승자다.
기록의 사나이 메시는 출장만으로 역사를 써 나갔다. 월드컵 토너먼트 14경기 출장으로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불명예 기록도 있었다. 한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두 개를 놓친 역대 최초 선수라는 기록이다. 또한 월드컵 통산 페널티킥 8회 중 4회 성공에 그치면서 적중률이 고작 절반이라는 형편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페널티킥 실패는 전반 21분 나왔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문전으로 돌진하면서 걸려 넘어져 얻어낸 기회였다. 키커를 맡은 메시가 숨을 고른 뒤 구석을 노려 찼는데, 모스타파 쇼베이르가 쳐냈다. 놀라운 선방이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못 넣은 페널티킥은 있었지만 8강, 4강, 결승전에서 모두 페널티킥을 냉정하게 차 넣으면서 실패 기록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당시 메시는 중요한 상황일수록 킥을 맡겨야 하는 스타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중요한 순간 페널티킥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프리킥이 더 위협적이었다. 직접 차기에는 약간 먼 거리에서 킥력을 믿고 왼발로 감아 찼는데, 벽을 옆으로 넘어 위협적으로 휘다가 골대를 강타했다.
그밖에 돌파, 패스, 볼 키핑 등 여러모로 메시의 플레이는 아쉬었다. 앞선 32강전에서 연장전을 소화한 여파가 있는 듯 발이 무거웠다. 예전만큼 지구력을 갖지 못한 메시는 최대한 걸어 다니면서 에너지를 아끼다가 공을 잡았을 때 집약적으로 쏟아내는 배분으로 풀타임을 소화해 왔다. 이날은 경기 시작 직후부터 다리가 무거운 듯 보였다.
메시가 부진한 동안 팀은 궁지에 몰렸다. 이집트가 전반 15분 야세르 이브라힘, 후반 22분 모스타파 지코의 골로 점수차를 벌리며 앞서갔다. 메시의 무기력한 모습을 볼 때 경기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막판 20분 동안 메시는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됐다. 변화의 첫 번째 요인은 전술이었다. 메시를 중앙의 공격 지휘관이 아니라 오른쪽 윙어로 배치했다. 메시가 경력 초창기에 맡았던 포지션이었다. 20년 전 메시로 돌아간 위치였다. 메시는 여기서 후반 34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추격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런데 메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전에도 걸어다니던 선수가 어디서 힘이 솟는지 상대 수비수 한가운데로 돌진해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그 순간의 메시는 진짜로 스무살처럼 보였다. 메시가 준 패스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아깝게 놓쳤다.
결국 메시는 후반 38분 동점골까지 넣었다. 메시가 문전에 찍어 차 준 공을 마르티에스, 훌리안 알바레스가 어떻게든 따내 뒤로 내줬다. 그새 메시가 문전으로 파고들더니 패스를 받아 엄청난 위력의 슛을 때렸다. 골대를 부술 듯한 슛이 작렬했다.
메시는 이후 안 하던 수비가담과 압박까지 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그 보람이 있어, 엔소 페르난데스의 역전골이 터졌다.
메시 인생에 수많은 명경기가 있지만 그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극적인 한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메시가 울며 동료들을 ‘치하’하자, 동료들도 뒤따라 눈물을 흘렸다.
신은 시간을 뒤로 감을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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