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됐던 축구계 대표 ‘현자’의 자서전, 성원 속 재출간! ‘요한 크루이프’ 발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국내에서 한 차례 절판돼 축구팬들의 갈망을 키웠던 요한 크루이프 자서전이 새로 출간됐다.

출판사 지식공작소는 요한 크루이프라는 제목의 자서전(옮긴이 이성모)을 지난달 내놓았다. 크루이프는 축구 전술과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온 전설적 존재다. 축구는 발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게임이다. 현대 축구의 기본 개념은 반세기 전 아약스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토털풋볼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한 크루이프는 토털풋볼의 철학을 피치 위에서 완성시키며 축구의 역사를 바꿨다. 단순히 이기는 축구를 넘어, 팬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상주의자이자, 모든 걸 경험에서 배웠던 경험주의자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삶이 축구 그 자체였던 위대한 스포츠맨의 드라마가 책 속에서 생생히 펼쳐진다.

볼 소유, 전방 압박, 간격 유지, 고정된 포메이션과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플레이, 빠른 공수 전환, 선수들 간 끊임없이 새로운 삼각형 만들어 내기,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오프 더 볼 움직임 등 현대 빌드업 축구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개념은 요한 크루이프가 완성시킨 토털풋볼에 기원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길거리에서 축구를 시작한 크루이프에게는 그가 서 있는 곳이 곧 학교였다. 도로의 갓돌을 활용해 불규칙한 공의 움직임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균형 감각을 기르는 식이었다. 네덜란드 청소년 국가대표팀 야구의 포수로 활약하며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를 터득하기도 했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히는 리오넬 메시에게 펩 과르디올라가 있었듯이 요한 크루이프에게는 리누스 미헬스가 있었다. 축구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털풋볼의 혁명은 크루이프와 미헬스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둘은 세계 축구의 변방이었던 네덜란드를 단숨에 중심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 축구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바꿔 놓았다. 축구 혁명가 크루이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추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들 간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 주변에서 끊임없이 수적 우위를 점하는 플레이는 축구가 투지와 체력이 아닌 기술과 통찰력의 싸움임을 보여 주었다. 크루이프는 피치 위의 감독으로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토털풋볼의 설계도를 현실에서 구현해 냈다. 팀으로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토털풋볼은 단순히 이기는 데 만족하는 축구가 아니었다. 아름다운 축구, 선수와 팬 모두의 즐거움을 목표로 하는 이상적인 축구를 추구했다.

발롱도르를 3회 수상한, 당대 최고의 선수였기 때문에 그가 경기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크루이프 턴’, 브라질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오렌지 군단, ‘카이저베켄바워와 폭격기게르트 뮐러의 서독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비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 등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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