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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랑스가 갖고 나온 무기는 스페인의 독보적인 안정감 앞에서 하나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전을 치른 스페인이 프랑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결승 상대는 이튿날 열리는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 경기에서 결정된다.
점유율과 슛 횟수 격차는 크지 않아 보였다. 스페인의 점유율은 절반이 살짝 넘었고 슛 횟수는 같았다. 그러나 득점 기회의 질, 실제 보인 안정감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
강팀이든 약팀이든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전술적 요인은 게겐프레싱, 혹은 영어로 카운터프레싱이다. 공격이 무산된 순간 곧바로 상대를 압박해 수비를 시작한다. 혹은 상대 소유권이 안정된 뒤에도 후방에서 빌드업을 천천히 진행한다면 공격진 전원이 확 달려들어 실수를 유발하는 하이프레싱도 자주 쓰인다.
특히 프랑스의 중요한 무기가 전방압박이었다. 바이에른뮌헨과 파리생제르맹, 두 세계 최강급 클럽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압박을 잘 수행해 온 2선 자원들이 압박의 중심에 있었다. 상대 실수를 유발한 뒤 빠르게 킬리안 음바페나 우스만 뎀벨레에게 줘서 마무리하는 방식은 상대가 알고도 당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이제까지 프랑스가 상대해 온 팀들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후방에서부터 공을 지키고 전개하는 고른 기술, 그리고 압박에 당황하지 않는 평정심이었다. 두 중앙 수비수 에므리크 라포르트와 파우 쿠바르시가 모두 기술이 뛰어나고 압박을 많이 당해본 선수이기도 하거니와,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의 존재도 큰 도움을 줬다. 이번 대회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로드리는 공을 잡았을 때 대부분 간결하게 처리하는데 패스 전개가 살아나갈 수 있는 방향을 현명하게 선택해 결국 전방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랑스 공격진이 전방압박을 하겠다고 헛심만 쓰는 동안, 수비진이 그만큼 전진해 공수 간격을 유지해주지 않으면 스페인에 역습을 당할 수 있었다. 스페인은 이 공간으로 파고드는 선수와 패스를 찔러주는 선수를 모두 보유한 팀이었다. 프랑스는 압박 이후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대회 매 경기 호평 받았던 마이클 올리세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이 악수로 돌아왔다. 프랑스 공격이 좋은 템포로 전개될 때는 올리세가 위협적인 패스를 뿌리면서 이 위치의 전임자 앙투안 그리즈만보다 낫다는 극찬까지 들었다. 그러나 공격 템포가 나쁘거나 동료들의 위치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을 경우 올리세는 오른쪽 측면부터 돌파하는 걸 무기로 삼는 윙어 성향의 선수다. 중앙의 올리세는 팀 플레이가 모두 붕괴된 시점부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경기 중 오른쪽으로 위치를 바꾸는 모습도 있었으나 여기서는 이번 대회 최고 레프트백인 마르크 쿠쿠레야에게 봉쇄 당했다.
자연스레 프랑스 공격의 원투펀치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에게 주어지는 득점 기회도 줄어들었다. 음바페는 그나마 개인기량으로 위협적인 플레이를 해낸 반면 뎀벨레의 존재감은 더 미약했다.
팀 플레이는 상대가 좋은 대응법을 들고 나왔을 경우 막힐 수 있다. 그럴 때 해결책을 제시해줘야 하는 슈퍼스타 중 누구도 빛나지 못했다는 건 아쉽다. 프랑스는 이날 유독 무기력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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