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황인범, ‘유럽 전체 17위’ 명문구단 포르투 주전 먹으려면? ‘리그 MVP’와 경쟁 혹은 공존
황인범(FC포르투). FC포르투 X 캡처
황인범(FC포르투). FC포르투 X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포르투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클럽 랭킹에서 17위에 올라 있는 강력한 팀이다. 이 팀에서 주전을 차지한다는 건 어쩌면 빅 리그 구단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황인범이라면 할 만하다.

21(한국시간)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는 황인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 황인범이 곧 30세 생일을 맞는다는 걸 감안한다면, 구단은 남은 전성기를 모두 포르투에서 보내길 기대하며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번호는 16번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적료는 500만 유로(84억 원).

파리올리의 전술은?

포르투는 지난 시즌 리그와 유로파리그 전경기에서 4-3-3 대형을 썼다. 전술은 탄탄하지만 단조롭다. 지적인 30대 감독이 너무 복잡한 축구를 시도하다가 제발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감독은 반대다. 빌드업이 잘 안 되면 미련 없이 최전방으로 롱 패스를 날린다. 193cm 스트라이커 사무 아게호와를 겨냥하며, 아게호와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뒤에는 190cm 데니즈 귈을 전방에 배치해 마찬가지로 힘 싸움을 붙였다.

창의성보다 성실함이 장점이고 수비로도 뛸 수 있는 오른쪽 윙어 페페를 선호한다. 왼쪽은 전반기 주전이 보르하 사인스였고, 후반기에는 폴란드에서 영입해 온 18세 유망주 오스카르 피에투셰프스키가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다득점 부문에서는 리그 3(66)로 라이벌 스포르팅보다 무려 25골이나 덜 넣었지만, 최소실점(18)을 통해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갈 4(1위 포르투, 2위 스포르팅, 3위 벤피카, 4위 브라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유율 55.0%에 그쳤다.

단조롭고 수비적인 전술을 쓰는 팀이지만 팬들은 별 불만이 없다. 이 전술로 포르투갈 정상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앞선 두 시즌 연속으로 우승과 매우 거리가 먼 3위에 그쳤기 때문에 일단 리그가 우선이었다.

황인범(FC포르투). FC포르투 X 캡처
황인범(FC포르투). FC포르투 X 캡처

주전 경쟁에 어떠한 자비도 없다는 것만 알아 둬! 베이가 등 주전 조합은

역삼각형 중원을 쓰는 포르투에서 지난 시즌 기준 주전 조합은 대략 정해져 있었다. 가장 공격적인 선수는 덴마크의 20세 유망주 빅토르 프로홀트다. 187cm 큰 체격에 윙 플레이도 가능하다. 공을 몰고 올라가는 드리블 능력이 돋보인다. 지난 시즌 리그 MVP, 영플레이어, 베스트 11 중 미드필더 부문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최고 스타는 어린 나이에 스페인 라리가 최고 유망주로 각광 받았던 가브리 베이가다. 센스 있는 볼 터치 능력을 갖춘 천재형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 알란 바렐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3시즌 동안 꾸준히 활약하며 부주장이 됐다.

여기에 로테이션 멤버가 두 명 정도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파블로 로사리오는 바렐라와 달리 체격이 좋다. 자체 육성 유망주라 팀에서 더 큰 기대를 거는 19세 호드리구 모라는 168cm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기술에서 나오는 볼 키핑 능력, 번뜩이는 패스와 킥력을 지녀 2의 데쿠로 기대를 받고 있으며 데쿠도 그를 칭찬한 바 있다. 그리고 스타드렌에서 임대해 왔던 미드필더 세코 포파나가 완전이적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그 자리를 황인범이 대체했다.

3명을 기용할 수 있는 중앙에 총 6명이 있고 그 중 완전히 후보로 밀린 선수는 하나도 없다. 황인범이 무혈입성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셀타비고 시절 가브리 베이가. 게티이미지코리아 
셀타비고 시절 가브리 베이가. 게티이미지코리아

황인범 스타일은 없다, 차별성으로 승부 가능

여기서 눈여겨볼 만한 건, 황인범처럼 그라운드 전체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지능적인 지휘와 배급을 해줄 수 있는 스타일이 없다는 것이다. 몸싸움과 돌파 등 기능적인 면으로는 황인범보다 더 위인 선수가 많지만 사령관으로서의 면모보다는 자신의 경합 능력으로 승부하는 선수 위주다. 황인범의 차별성은 분명히 있다. 한결 지능적인 황인범의 합류로 인해 포르투 팀 스타일 자체가 더 유기적으로 바뀌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황인범의 주전 자리는 보장되는 셈이다.

미드필더가 한 경기에 3명만 뛰는 게 아니고 5~6명씩 투입되는 패턴도 긍정적이다. 공격과 수비의 선수층은 중원에 비해 얇다. 로사리오는 센터백과 라이트백 등 수비수로 투입될 때가 많고, 모라는 2선 공격자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선발 3명뿐 아니라 교체 투입되는 미드필더가 보통 2, 많으면 3명인 경기도 있었다. 미드필더 대부분이 선발과 교체를 번갈아 소화하며 매 경기에 투입되는 것이다.

2025-2026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MVP 등 개인상 3관왕에 오른 빅토르 프로홀트(왼쪽)와 최우수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이상 포르투). 포르투 페이스북 캡처
2025-2026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MVP 등 개인상 3관왕에 오른 빅토르 프로홀트(왼쪽)와 최우수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이상 포르투). 포르투 페이스북 캡처

포르투는 한 시즌에 소화하는 경기가 52~56경기 정도로 많은 편이다. 정규리그인 프리메이라리가는 34라운드까지로 짧은 편인 대신 FA(타사 드 포르투갈)뿐 아니라 리그컵(타사 다 리가)이 존재하고, 유럽대항전에 거의 매 시즌 나가기 때문이다. 출장시간을 나눠 갖더라도 많이 뛸 수 있다.

그동안 황인범은 리그를 바꿔가며 새 도전에 나설 때마다 성공했다. 세르비아 리그에서 네덜란드 리그 상위권으로 스텝업했을 때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번엔 포르투갈 최강팀 주전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포르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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