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대한축구협회를 연상시키는 이탈리아 “펩 선임하고 싶지만 안되면 국내감독”
파올로 말디니. 서형권 기자
파올로 말디니.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 축구협회의 차기 감독 선임이 어째 익숙한 한국 사례와 겹처 보인다.

이탈리아는 한국이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월드컵 관련 부진에 빠진 팀이다. 이번 대회에 아예 못 나갔다. 부진이 시작된 건 무려 2010년부터다.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2010년과 2014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대형 망신을 당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고, 더 큰 망신이 다가오고 있었다. 2018년부터 최근 3개 월드컵 연속으로 아예 예선 탈락했다.

그 타격에 축구협회장부터 감독까지 다 교체하고 쇄신에 들어갔는데, 감독 선임을 맡아야 하는 중책은 레전드수비수인 파올로 말디니 신임 기술이사가 맡았다. 말디니는 이탈리아 축구의 찬란한 역사를 통틀어도 한 손에 꼽히는 엄청난 선수 출신이다. 또한 첫 행정가 경력이었던 친정팀 AC밀란 단장 시절 많은 영입을 성공시키며 팀을 정상으로 돌려놓은 사례도 있다.

그런 말디니 기술이사가 사령탑 선임에 대한 권한을 갖자마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 선임에 도전하면서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시티 장기집권 후 물러나 현재 야인이다. 세계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말디니 기술이사는 대성공을 거두는 셈이다.

그런데 과르디올라 외에 함께 거론되는 인물들이 큰 불안을 자아낸다. 현지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하는 2순위 후보는 안드레아 피를로, 3순위 후보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다. 각각 결격사유가 있다. 피를로 감독은 선수 시절 월드컵 우승을 이끈 슈퍼스타였지만 감독으로서 덜컥 유벤투스에서 데뷔해 실패를 겪은 뒤 튀르키예 리그,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도 통하지 않고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의 유나이티드FC를 지휘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감독 역량이 부족하다. 만치니 감독은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 우승을 이끈 성과가 있지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제의를 받고 모국을 저버렸던 괘씸죄가 있다.

안드레아 피를로 유벤투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안드레아 피를로 유벤투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과르디올라 감독 선임은 성공률이 매우 희박한 프로젝트다. 외신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오랜만에 휴식에 들어갔으므로 최소 1년 안식년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 축구협회 회장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정도로 축구협회 재정이 빠듯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예외는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화제인 과르디올라 감독 선임 같은 경우가 예외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펩에게 접근했다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하긴 했지만 어째 실패를 염두에 둔 발언처럼 들린다.

말디니 기술이사는 레오나르도 자문과 함께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러 날아가 미팅을 가졌다. 미팅 사실과 오가는 여정이 모두 공공연하게 언론을 탔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선임 가능성이 낮은 외국인 감독에게 집중하는 듯 보이는데, 만약 무산된다면 감독으로서 실적이 부족한 레전드 출신 자국 감독이 부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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