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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은퇴를 선언했다.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테일러 심판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831경기를 심판하며 쌓아온 빛나는 경력을 뒤로 하고 엘리트 심판직에서 은퇴한다”라고 발표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6강전이 그의 은퇴 경기가 됐다.
테일러 심판은 “엘리트 수준에서 심판을 맡을 수 있었던 건 엄청난 특권이었지만, 그만큼 압박감도 심했다. 끊임없는 관심과 비판에도 시달렸다. 이제 심판직에서 물러나 다음 장으로 나아갈 적절한 시기”라며 “내 두 보조 심판인 게리 베스윅과 애덤 넌, 그리고 동료 심판들과 이 경기에 관련된 모든 분께 오랜 세월 보내준 아낌없는 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직업이 요구하는 엄청난 희생 속에서도 변함없이 나를 지지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은퇴 소감을 밝혔다.
테일러 심판은 명실공히 잉글랜드 최고 심판 중 한 명이다. 16시즌 동안 PL 432경기를 주재했고, 모든 주요 국내 컵 대회 결승전도 주관했다.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20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전, 2022-2023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등 유럽 무대에서도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심판으로 활약했다. FIFA 국제 심판 명단에 14년 동안 이름을 올리며 2022 카타르 월드컵,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로 2020, 유로 2024, 2025 클럽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심판을 맡았다.
다만 테일러 심판은 수많은 경기를 관장해온 만큼 많은 비판에도 시달렸다. 상기한 2022-2023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세비야와 AS로마의 맞대결에서 테일러 주심은 세비야의 핸드볼에도 반칙 선언을 하지 않고, 로마 선수들에게는 카드를 남발했다. 로마는 세비야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고, 주제 무리뉴 당시 로마 감독은 심판진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 경기 후 테일러 심판은 가족들과 함께 헝가리에서 출국하고자 공항에 갔는데, 로마 팬들은 그곳에서 테일러 심판의 가족을 밀치고 음료수를 뿌리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분명 팬들이 선을 넘은 행동을 했지만, 축구팬들은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라는 입장이었다.
테일러 심판은 대한민국과도 악연을 쌓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과 가나 경기 주심이었던 테일러는 후반 추가시간이 7초가량 남았음에도 한국의 코너킥을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2-3으로 패했고, 이에 파울루 벤투 당시 한국 감독이 테일러 심판에게 격렬히 항의하다가 월드컵 최초로 감독 레드카드를 받았다. 다행히 한국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둬 16강에 올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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