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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나가노 유지 일본대학축구연맹 회장이 대한민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홍명보 감독만이 아닌 한국 지도자 전체의 문제일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겪었다.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어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잇달아 패하며 조 3위로 32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특히 남아공전은 여러모로 졸전이어서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을 향한 무수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홍 감독은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가장 많은 비판을 들어야 했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부임 당시부터 그 선임 과정이 공정치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선임 절차에 있어 홍 감독보다 정 전 회장 혹은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 등이 더 큰 책임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홍 감독도 울산HD 감독 시절 스스로 뱉은 말을 배반하고 대표팀 감독이 됐기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홍 감독은 결과로 보답하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3-4-2-1 전형을 주 전술로 채택했는데 한국에 2선 자원이 가장 풍부했다는 점이나 3-4-2-1의 중원을 책임질 기동력 뛰어난 자원 자체가 부족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좋은 선택이라 보기 힘들었다. 이를 보완할 전술적 디테일도 아쉬웠다. 남아공전에는 전술 문제와 함께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도 부각됐는데, 대표팀의 고지대 적응이 홍 감독의 성과라면 상대적 저지대에서 컨디션 저하는 홍 감독의 실패라 봐야 한다.
그렇지만 나가노 회장은 한국의 월드컵 참사가 홍 감독만이 아닌 한국 지도자 전체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나가노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풋볼리스트’와 인터뷰 도중 “월드컵에 대한 얘기도 하고 싶다”라고 운을 뗀 뒤 “한국 내부 사정을 잘 모르지만 홍 감독이 월드컵 결과로 온갖 비판을 혼자 받는 게 이상했다. 대표팀이 탈락을 했다는 건 홍 감독만의 책임이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닌가. 대표팀만 잘할 수는 없다. 그 밑에 지도자들도 선수를 잘 육성하고 능력을 키울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나가노 회장은 홍 감독이 선임 과정 때문에 비판받는다는 점을 모르고 말을 꺼냈지만, 그 속에는 한국 축구계가 새겨들어야 할 지점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홍 감독이 현재 한국 지도자들의 수준을 대변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홍 감독은 어쨌든 울산에서 K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3연패의 기반도 다졌던 사람이다. 아무리 울산과 다른 팀의 ‘체급 차이’가 있다 한들 홍 감독이 K리그를 호령한 건 한국 지도자들도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은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삐걱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모두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U23 대표팀의 이민성 감독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기존 연령별 대표팀에서 강적이 아니었던 팀들을 상대로 패배했으며 경기력도 신통치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는 U23 대표팀을 맡고 지휘봉을 내려놓는 걸로 결정이 났다. 축구협회가 주창했던 기술철학 ‘MIK(Made In Korea)’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 점은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연속성을 고려하는 일본과 차이점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 사령탑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왔고, 2017년부터 일본 U23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2018년 일본 대표팀까지 자연스럽게 승계했다. 아시안컵 우승과 같은 결정적 성과는 없었어도 일본이 단단한 조직력을 가진 팀이 되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7 아시안컵 이후 모리야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건네받을 오이와 고 감독은 2022년부터 일본 U23 대표팀을 맡으며 U23 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적어도 성과 면에서는 모리야스 감독을 뛰어넘는다는 게 중론이다.
나가노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며 “일본은 올림픽도 20년 가까이 못 나가고, 월드컵도 한 번 나가본 적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일본 대학이 한국 대학과 붙으면 0-5 패배도 자주 나왔다. 일본은 한국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하고 지도자 라이선스 제도를 만들어 지도자 육성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일본 어디에서든 좋은 지도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지도자에 대한 투자의 결과가 선수 발전으로 이어지고, 국제무대 경쟁력으로까지 나타난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한국은 일본이 30년 전에 겪고 느꼈던 것들을 지금 겪는 듯하다”라고 짚었다.
(나가노 회장과 더 많은 인터뷰는 곧 공개됩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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