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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드레아 피를로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려는 움직임이 큰 난관을 만났다.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몇 배 심한 월드컵 부진을 겪고 있다. 역대 4회 우승팀인만큼 기대는 늘 높지만, 최근 5개 대회에서 심각한 부진을 반복했다. 2010년과 2014년 대회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8년부터 2026년까지 3개 대회는 아예 예선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반복됐다. 이에 축구협회장부터 감독까지 싹 바꾸는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감독 선임은 파올로 말디니 신임 기술이사가 맡았다. 말디니 기술이사는 펩 과르디올라 전 맨체스터시티 감독 선임이 어렵자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으로 빠르게 목표를 수정했다.
피를로가 당장이라도 신임 감독 계약서에 사인할 듯한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논란이 발생했다. 피를로가 러시아 베팅 업체 폰베트의 광고모델 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탈리아 축구계에서 도박 홍보를 금지하는 조항을 어길 뿐더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 경제 제제가 진행 중인 상황과도 부딪친다.
폰베트 관련 상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피를로를 옹호하는 측은 현재 이끌고 있는 팀 유나이티드FC(아랍에미리트)의 구단주 세르게이 로마킨이 러시아인이기 때문에 구단 차원에서 홍보에 임한 것이고, 피를로 개인이 계약한 건 아니라고 봤다. 이 경우 피를로의 행보를 문제삼긴 힘들다. 그런데 이탈리아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를 통해 나온 로마킨의 입장에 따르면 “나는 폰베트와 어떠한 재정적 이해관계도 맺지 않았다. 그러므로 유나이티드FC도 폰베트와 관계가 없다”며 ‘구단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피를로는 27일 개인 입장을 정리하는 성명을 냈다. “최근 나의 이탈리아 감독 부임에 관련 논란을 아픈 마음으로 지켜봤다. 관련 단체와 관계자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했으나 이제 몇 가지는 확실히 하고 싶다. 나는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일한 국가의 규정과 계약사항을 늘 완전히 준수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된 협업은 프로페셔널한 것이었다. 내가 UAE서 일한 업무 경험의 맥락 속에서 발생한 것이며, 오로지 상업적이고 스포츠적인 성격만을 띠었다. 이 협업에 정치적 의미를 보여하는 건 결코 내가 표현한 적이 없는 신념을 나에게 덧씌우는 것이다”라며 본인이 홍보대사를 맡은 건 절대 러시아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빙 돌려 했다.
또한 “말디니와 레오나르도(이탈리아 축구협회 어드바이저)가 보여준 존중과 신뢰에 감사드린다. 순수하게 스포츠적이었던 선택이 이렇게 대중 앞으로 불려가 결코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의미가 부여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은 직함에 달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일부이며 앞으로도 나와 함께 할 것이다”하며 감독직에 대한 욕심도 우회적으로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 축구협회 안에서도 피를로 선임에 대한 찬반 양론이 갈려 있기에, 반대측에서 논란을 조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를로의 감독 경력을 볼 때 반대파가 있을 만하다. 피를로 감독은 선수 시절 월드컵 우승을 이끈 슈퍼스타였지만 감독으로서 덜컥 유벤투스에서 데뷔해 실패를 겪은 뒤 튀르키예 리그,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도 통하지 않았다. 유나이티드FC를 UAE 2부 리그에서 1부로 승격시키긴 했지만 큰 투자를 등에 업고 거둔 성적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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