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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축구협회(FIGC)의 개혁 프로젝트를 주도할 거라며 야심차게 등장한 ‘레전드 오브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 기술이사가 단 16일 만에 사임했다. A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인맥에 대한 비판을 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겪은 일과 겹쳐보이는 대목도 있다.
28일(한국시간) 여러 이탈리아 매체에 따르면 말디니 기술이사는 그의 측근으로 함께 부임했던 레오나르두 어드바이저와 아울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를 맡은지 고작 16일 만이다.
사임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탈리아 축구계는 FIGC와 더불어 세리에A 연맹이 큰 목소리를 낸다. 에조 시모넬리 세리에A 회장은 “말디니와 레오나르두의 사임 소식은 TV를 통해 알았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건으로 충돌이 있었으니 놀랍진 않다. 하지만 말디니는 훌륭한 인물이라 계속 일해줬으면 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말디니 기술이사가 세리에A 대표자들에게 개혁 프로젝트를 소개한지 고작 나흘 뒤였다.
핵심 갈등은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이탈리아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연속 2회 조별리그 탈락, 연속 3회 예선 탈락이라는 치욕을 맛봤다. 그래서 개혁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말디니 기술이사가 이를 총괄하기로 했다.
그러나 말디니 기술이사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부임이 안팎의 반대에 부딪쳤다. 피를로 감독의 역량만 해도 아쉬운데, 러시아 베팅 업체의 개인 스폰서를 받으면서 도박 홍보 금지 규정,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제를 위반했다는 도덕성 논란까지 일었다. 이 논란은 어찌어찌 해명되는 듯 싶었으나 피를로 후보자는 정치적인 압박이 심하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말디니 레오나르두 콤비의 역할은 A대표팀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전력강화위원회가 아니었다. 이들이 맡은 신설 직책은 정확히 말하면 FIGC 산하가 아니라 클럽 이탈리아라는 일종의 독립기구로,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과 유소년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개혁의 중심을 잡는 역할이었다. 피를로 감독을 고집한 그들 나름의 논리도 개혁 방향성과 맞는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감독 선임 문제로 이들이 단번에 물러나버린 것이다.
이탈리아 유소년 육성은 문제가 크다. 마치 한국과 비슷한 성과지상주의적 유소년 기용, 체격조건 좋은 선수에 대한 선호 등의 문제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 결과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 팀 플레이가 좋은 선수는 꽤 배출되는데 기술 좋은 선수의 씨가 마른 수준이다. 사실 현재 선수단으로는 대표팀에 어느 감독을 선임해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기 힘들다.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조반니 말라고 축구협회장의 뜻에 따라 로베르토 만치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디니 기술이사가 제시한 피를로, 말라고 협회장이 원한 만치니, 세리에A 구단들이 ‘옹립’하려 한 안토니오 콘테의 3파전에서 피를로가 먼저 튕겨나간 셈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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