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번뜩였던 이강인 아틀레티코 데뷔전, 그래서 더욱 아쉬웠던 ‘이적 공백기’ [쿠플시리즈 현장]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강인은 개인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상황에서 번뜩였다. 그렇기에 팀으로서 녹아들 시간이 부족했다는 사실이 더욱 아쉬웠다.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치른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맨체스터시티에 1-3으로 패했다.

이날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철저하게 프리시즌을 얼마나 팀과 함께 소화했느냐에 따라 선발과 교체 명단을 구분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선수 대부분은 모두 시메오네 감독의 지도 아래 프리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이들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경기장을 밟았다. 아틀레티코는 동시에 10명을 교체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조니 카르도주, 파블로 바리오스 등 주전급 선수들도 있었고 아르나우 오르티스, 이케르 루케 등 유망주들도 있었다.

이강인은 이따금 번뜩이는 모습으로 자신이 아틀레티코에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증명했다. 교체와 동시에 골문과 멀지 않은 곳에 날아간 직접 프리킥을 처리하며 몸을 푼 이강인은 후반 20분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인스윙 크로스를 공급했다.

이강인은 공을 갖고 있을 때 빛났다. 후반 27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왼쪽으로 크게 벌리는 전환 패스로 아틀레티코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를 잡은 아르나우 솔라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는 오르티스가 헤더로 연결했는데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막혔다. 후반 30분에는 수비 2명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재치를 발휘해 빠져나오며 그들의 압박을 무력화시켰다.

또한 공격 과정에서 좋은 움직임으로 슈팅까지 해냈다. 후반 31분 토마 르마가 왼쪽에서 내준 공을 솔라가 이어받은 뒤 컷백으로 연결했고, 이강인이 왼쪽으로 빠지며 이 공을 곧장 슈팅했다. 아쉽게도 공은 골문 위로 날아갔다.

다만 이강인은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압박을 가져갈 때 그 강도가 나쁘진 않았으나 타이밍이나 압박 방향에 있어 팀 전체의 움직임과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전방압박과 관련한 기본기는 가다듬었기에 아틀레티코 팀 철학을 체득하면 나아질 걸로 예상된다.

아틀레티코에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건 선수들 평균 위치에서도 드러난다. 선발로 나선 11명이 미들블록에서 각자의 위치를 충실히 지키고 공수 간격을 촘촘히 가져간 것과 비교해 교체로 나선 선수들은 선발진보다는 느슨한 공수 간격을 보였다. 이러한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팀으로서 오랜 기간 훈련해야만 나올 수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왼쪽), 이강인(이상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왼쪽), 이강인(이상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이날 이강인의 경기력과 관련해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이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는 못했다. 경기 리듬이 필요한데, 그걸 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거다. 그건 이강인뿐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된다. 리듬은 신체적인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그 역시 이강인이 팀에 녹아들며 점차 신체적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강인은 이번 경기 후 치러진 입단식에서 “중요한 시기에 좋은 구단에 왔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는 우승하러 왔다고도 말한 그가 정말 아틀레티코에 트로피를 안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팀과 훈련하며 아틀레티코에 동화되는 게 필수적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