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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폭염에 선풍기 틀면 위험…대신 이렇게 해야 한다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한국에 왔지만 그를 만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단독과 합동을 막론하고 인터뷰 시간을 잡기는 극도로 힘들었는데, 깨어있는 시간 내내 각종 이벤트와 홍보 활동에 불려 다녔기 때문이다. 제주SK와 경기하기 전날인 3일 오픈 트레이닝에서는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느라 기자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고, 경기 당일에는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엇갈렸다.
‘풋볼리스트’가 김민재와 짧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팀 동료들과 기대 이상으로 친한 덕분이었다. 구단 공식 촬영 현장을 스케치할 기회를 잡았는데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루이스 디아스가 좋은 호흡으로 쓸만한 장면을 빠르게 생산하며 촬영 일정을 일찍 끝냈기 때문이다. 남는 시간에 김민재를 잠깐 만날 수 있었다.
뱅상 콩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숨겨진 장점은 여러분 생각보다 더 웃기다는 것”이라며 개그의 ‘타율’이 높다고 이야기했는데 옆에서 지켜본 바로도 마찬가지였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디아스 사진을 찍어주더니 “100유로 받는다”라고 말해 현장의 모든 스태프를 웃겼고, 공 하나로 리프팅 놀이를 하다가 마치 가슴 트래핑인 척하며 슬쩍 손으로 고정시키는 반칙 플레이로 또 폭소를 끌어냈다. 글로 읽어서는 뭐가 웃긴가 싶을수도 있지만 김민재는 별것 아닌 농담으로도 확실히 웃길 줄 아는 ‘웃수저’였다.
▲ 월드컵 빙고, 이런 경험은 처음
유쾌한 촬영 뒤 인터뷰에서는 진지한 질문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48강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다. 단순히 몇 강에 올랐는지로 따지면 월드컵 본선에 나간 12회 중 최악의 부진인 셈이었다. 한국은 한 번에 탈락하지 않고,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마친 뒤 다른 조 3위와 성적을 비교하는 길고 조마조마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서서히 말라죽듯 탈락했다.
“당시에는 조금 충격적이었죠. 저희가 첫 번째 경기도 잘했고 두 번째 경기도 경기력으로 봤을 때는 잘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아쉽게 실점을 해 가지고 지긴 했지만요. 근데 마지막 경기는 전체적으로 다 아쉬웠죠. 이제 경우의 수를 보고 있었는데, 와아, 어떻게 80 몇 프로의 확률이 그렇게 됐는지. 너무 아쉽지만 아시안컵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빨리 털고 이제 팀에서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할 수밖에요. 아시안컵을 잘 준비해야죠.”
한국이 조별리그를 먼저 마치고 다른 조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축구팬들은 빙고판처럼 한국에 필요한 다른 팀 경기결과를 정리해놓고 하나씩 지워가며 3칸이 맞춰지길 기다렸다. 역설적으로 ‘가장 긴장감있게 시청한 월드컵 타국 경기들’이라는 재미를 주긴 했다. 다른 팀 경기를 숨죽여 지켜본 건 베이스캠프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살면서 축구 경기를 그렇게 열심히 본 근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연달아서 경기를 많이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근데 다 보긴 했습니다. 경기 보면서 선수들끼리는 ‘이게 이렇게 된다고?’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 월드컵 부진, 내 책임도 있다
김민재는 청문회를 비롯한 최근 대한축구협회 관련 논란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 상황에 대해 코멘트를 하진 않았다. 다만 축구협회를 향한 여러 비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되, 월드컵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걸 이야기해야겠다며 입을 열었다. 선수들의 책임을 논한다고 해서 누군가를 감싸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 선수들 책임도 저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 경기에 대해서는요. 어떤 대회를 하면 당연히 감독과 코치 잘못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선수들이 잘 해야 경기장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경기까지는 선수들이 되게 잘 했는데, 마지막 경기에는 전체적으로 다 안 좋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걸 회피하려는 사람은 없었을 테지만 어느 정도 선수들도 알고 있어요. 그런 기분입니다. 저 포함 모든 선수들에게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느덧 가장 오래 몸담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팀 바이에른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동안 3년을 보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머무른 팀이다. 김민재는 프로 데뷔한 전북현대에서 2년, 중국 베이징궈안에서 2년 반을 보냈다. 유럽 진출 후에는 페네르바체와 나폴리에서 각각 ‘원앤던’ 1년씩만 머무른 뒤 수준을 높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과 그대로 센터백 구성이 유지될 거라는 전제로 더 많은 출장시간을 다짐했다.
“제가 뛰었던 팀 중에 가장 길게 뛰었던 구단이 뮌헨이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선수들도 편하고, 감독님도 그대로시기 때문에 원하시는 축구가 뭔지 알아요. 잘 준비하고 있으니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잘 하면 좋지 않을까요? 저만 잘하면 더 많이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 뛸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죠.”
김민재는 마무리 인사를 겸해 “지난 시즌 에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경기장 밖에서 훈련할 때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더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만큼 이번 시즌 더욱 노력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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