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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르틴 외데고르가 잔부상과 기동력 저하로 골골거리던 시간을 뒤로하고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16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프린시팔리티 스타디움에서 2026 잉글랜드 커뮤니티실드(슈퍼컵)을 가진 아스널이 맨체스터시티에 3-0 완승을 거뒀다.
커뮤니티실드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양대 대회에서 우승한 두 팀이 단 하나의 태양이 누군지 가리는 이벤트성 단판 대회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우승팀 아스널과 FA컵 우승팀 맨시티의 대결이었다. 아울러 맨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10년 치세를 끝내고 엔초 마레스카 감독을 선임했기 때문에, 리그 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가늠할 수 있는 경기로도 관심을 모았다. PL 팀들이 치르는 시즌 첫 공식전이기도 하다.
아스널 선발 조합을 이끌어줘야 하는 선수는 외데고르였다. 왼쪽 윙어 크리스토스 촐리스, 중앙 미드필더 중 브루누 기마랑이스는 모두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었다. 외데고르 대신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 윙어 부카요 사카는 이날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리고 외데고르는 모처럼 자신의 어께에 지워진 무거운 짐을 완벽하게 감당해냈다. 일단 멋진 플레이로 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 쐐기골이었다. 촐리스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투입했을 때, 외데고르가 퍼스트 터치를 앞으로 툭 치고나가는 절묘한 플레이 하나로 최종 수비라인을 벗겨 버렸다. 그리고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 앞에서 슛하는 척하는 미묘한 페인팅으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은 뒤 골문 구석에 툭 차 넣었다. 환상적인 기술이었다.
팀의 두 번째 골도 외데고르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외데고르가 왼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촐리스가 이 공을 헤더로 떨어뜨린 뒤 카이 하베르츠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외데고르는 84분 활약하면서 슛 2회 모두 유효슛으로 연결해 1골, 패스 성공률 95%, 키 패스 1회, 드리블 성공 경기 최다인 3회, 공 탈취 1회, 가로채기 1회 등 공수 양면에서 탁월한 기록을 남겼다.
이날 외데고르는 민첩하고 힘이 좋았다. 자기 진영에서 패스를 받을 때 상대 수비를 단번에 벗겨 내는 퍼스트 터치를 보여주기도 했고, 수비가 붙잡으며 견제하려고 할 때 쉽게 뿌리치고 나아가는 모습도 있었다. 몸 상태가 좋으니까 기술도 잘 발휘됐다.
외데고르는 아스널이 가장 좋을 때 경기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이정효 수원삼성 감독이 ‘가장 본받아야 할 선수’로 꼽을 만큼 헌신적인 테크니션이다. 공을 잘 차는 건 물론, 팀 전체의 압박 강도와 활동량이 높아지도록 이끌어주는 선수라는 게 이유였다. 레알마드리드 출신 천재 테크니션이 열심히 뛰기까지 한다는 장점 덕분이었다. 그런데 여러 부상에 시달리고 또 지쳐서인지, 지난 2년간은 파괴력이 급감한 상태였다. 2021년 아스널에 온 외데고르는 첫 시즌 7골 4도움, 이어 15골 7도움, 8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PL 미드필더 최상위권 득점 생산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다 2024-2025시즌은 3골 8도움으로 줄었고, 지난 2025-2026시즌은 1골 6도움으로 더 줄어들었다. 출장시간은 PL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500분 미만(1,371분)에 그쳤다.
월드컵으로 인해 휴식 시간이 예년보다 짧은데도 불구하고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몸을 끌어올린 외데고르는 힘이 넘쳐 보인다. 이 컨디션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아스널의 PL 연속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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