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받는 것이 창피할 정도"안양 권경원, 서울전 0-7 대패에"선수들이 정신 못 차린 탓"깊은 반성 [케터뷰]
권경원(FC안양). 김희준 기자
권경원(FC안양).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안양] 김희준 기자= FC안양 베테랑 권경원이 FC서울전 대패를 반성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4라운드를 치른 안양이 서울에 0-7로 완패했다. 안양은 승점 30으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안양은 K리그1으로 승격한 2025년 이래 서울을 만날 때마다 저력을 발휘해왔다. 2025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패배하긴 했지만 1-2로 근소한 차이였고, 두 번째로 맞붙은 홈경기에서는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는 서울 원정에서 2-1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에도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1-1, 0-0으로 패배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서울에 참패를 당했다. 안양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문선민에게 선제실점한 걸 시작으로 전반 13분 바베츠, 전반 31분 문선민, 전반 35분 클리말라, 전반 44분 안데르손, 후반 8분 정승원, 후반 13분 이승모에게 차례로 골을 내줬다. 선수들은 거듭된 실점에 정신줄을 부여잡는 것도 힘겨워보였다. 전반 44분 안데르손의 득점 전 충분히 공을 걷어낼 기회가 있었음에도 우왕좌왕하다가 안데르손에게 실점을 헌납한 장면이나 후반 13분 김진수의 크로스 장면에서 지나치게 왼쪽으로 쏠려 반대편에 있던 이승모를 아무도 마크하지 않은 장면 등에서 아쉬운 수비 집중력을 드러냈다.

7실점이 나와 패배한 만큼 베테랑 권경원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터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권경원은 "이런 결과를 상상하지도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으니 우리가 반전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과 우리 팬들 빼고 모든 팀이 안양이 처한 상황을 즐기고 있을 거다. 우리는 보란듯이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충격적인 경기를 얼른 털어내는 게 우리 선수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서울전 패배에 마냥 좌절하지 않고 다시금 일어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반에만 5실점을 한 상황이어서 선수들이 정신을 바로잡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을 테다. 권경원은 "전반에 이미 큰 점수 차가 나서 일단 1골부터 따라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전술을 수정한 부분도 있었다. 다들 의기소침했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후반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고자 노력했다"라며 아무리 큰 점수 차여도 경기를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FC안양. 서형권 기자
FC안양. 서형권 기자

이번 경기 종료 후 유병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오늘 경기의 책임은 내가 준비했고, 판단했고, 결정했기에 100%도 아닌 1000%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권경원은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 탓인 것 같다. 선수들이 뛴 경기고, 선수들이 정신을 못 차려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감독님을 의심하거나 감독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없다"라며 유 감독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날 안양 선수들은 서울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선제골 장면에서는 당시 자신의 득점이라고 생각했던 정승원은 안양 응원석 앞에 있는 중계 카메라로 가서 자신의 'MVP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이것이 안양 팬들과 선수들에게는 도발처럼 느껴졌다. 선수들은 정승원에게 달려들어 거칠게 항의했고, 정승원의 의도와 별개로 주심은 정승원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선민의 추가골 장면에서도 특유의 '관제탑 세리머니'에 안양 선수들이 문선민과 충돌했다.

권경원도 경기 중에는 서울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격앙된 듯했다. 그는 믹스트존에서 경기를 돌아보며 "우리는 베테랑들이 많은 팀이니까 베테랑들이 더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어야 한다.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수비수로서도 중심을 잡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C안양. 서형권 기자
FC안양. 서형권 기자

이번 경기 안양 팬들은 팀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응원을 펼쳤다. 경기 중에도 그랬고, 경기 후에도 선수들을 비난하기보다 격려함으로써 다시금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으려 하는 안양 서포터즈의 성향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팬들의 응원에 관해 묻자 권경원은 "너무 죄송스러웠다. 정말로 죄송스러운 마음밖에 없었다. 응원받는 것이 창피할 정도로 선수들이 오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경기력에 대해 반성하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경기와 같은 충격적인 결과를 딛고 다시금 전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권경원은 "우리에게는 참된 리더인 감독님이 계신다. 선수들을 잘 이끄는 창용이 형도 있다. 동생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나와 같은 선배 베테랑들이 모범을 보이고 훈련하는 자세부터 더 잘 조여맨다면 지금 상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한다"라며 새롭게 정신 무장을 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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