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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김예건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쉴 때도 축구 영상을 주로 본다. 수많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꿈을 키웠기에, 유럽에서 뛰어야 한다는 목표도 어렸을 때부터 분명했다.
세르비아 명문 츠르베나즈베즈다로 이적하는 김예건과 23일 출국 직전 만났다. 김예건은 2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소속팀 전북현대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청주 본가로 이동해 짐을 챙겨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느라 거의 자지 못했다. 비행기안에서 꿀잠 잘 준비가 되어 있는 김예건은 “되게 설레는 마음이다. 조금 긴장도 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 처음부터 꿈꾼 유럽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유럽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아요. K리그도 높은 수준이니까 차근차근 상황에 맞게 해야겠지만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유럽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서 뛰는 선수 영상을 많이 봤거든요. 리오넬 메시가 뛰던 시절부터 바르셀로나 팬이었어요. 지금도 선수로서 드림 클럽이 바르셀로나고요.”
김예건을 잘 아는 사람들은 축구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래서 메시를 아무리 좋아하더라도 따라할 수 없는 선수는 롤 모델로 삼지 않았다. 대신 오른발잡이인 자신이 플레이 성향을 연구하고 참고할 만한 선수들을 머릿속에 담아 뒀다. 김예건이 어렸을 때 슈퍼스타였던 에덴 아자르, 네이마르뿐 아니라 전성기가 짧았던 아템 벤 아르파도 좋아하는 선수로 꼽는다. 공통점은 공을 잡았을 때 주저하지 않고 수비 사이로 치고 나가는 오른발잡이 드리블러라는 점이다.
▲ 1군에서 뛸 수 있는 팀에 가지만, 주전 경쟁은 내가 한다
서유럽 강팀이 아닌 즈베즈다를 택한 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세계적인 빅 클럽에서도 김예건을 원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런 팀은 U21 팀 계약을 제시했다. 반면 즈베즈다는 당장 1군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다. 김예건은 주전 경쟁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걸 전제로 하되 팀을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팀 스타일인데, 공격적인 팀이에요. 경기 중에 쉬운 선택지로 옆으로 돌리는 플레이보다는 매 순간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도전하려는 팀 같아요. 그런 점이 저에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주위 분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게 됐어요. 1군 어느 자리에서 저를 어떻게 활용하게 되는지도 구단의 이야기를 들었고요.”
▲ 설영우와 이승우의 조언
즈베즈다는 황인범이 소속돼 있다가 2년 전 떠났고, 현재 설영우가 활약 중인 ‘친한파’ 구단이다. 이번 이적을 계기로 10살 위인 설영우 선배와 처음 연락을 주고받게 됐다. 강하게 경합하는 ‘빡센’ 리그인데다 팬들 성향도 강성이며, 유럽에 처음 진출하면 생활 면에서도 적응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 진출의 첫발로 삼기에는 괜찮은 팀이 될 것 같다는 추천도 있었다. 물론 현지 적응을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도 함께였다.
“팀에서는 이승우 선수가 많은 조언을 해 주셨어요. 모든 선수들이 해주신 말씀은 ‘즐겁게 도전해라’라는 거였고, 이승우 선수는 팀을 택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널 원해야 한다. 널 진짜 원하는 팀을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어요. 사실 이승우 선수는 그동안 전북 1군에 올라가서 경기 뛸 때마다 ‘즐겨라, 부담 갖지 마라,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 행복하게 뛰다고 나와라’라고 자주 이야기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북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형이나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꼬박꼬박 ‘이승우 선수’라고 하는 게 낯설게 들려서 어떤 관계인지 물어보니, 너무 어려서인지 오히려 짖궂은 장난 없이 거리를 두고 돌봐줬다고 한다. “형들이 계속 챙겨주시기만 했고, 보살펴주시기만 했거든요.” 정정용 감독도 이적을 흔쾌히 응원해주며 “어렸을 때 나가는 게 정말 좋은 거다. 힘들겠지만 이겨내라”라는 응원을 건네줬다고 한다.
▲ 댓글은 안 봐요
김예건은 어렸을 때부터 꽤 유명인사였다. 유망주를 발굴하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뒤 TV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다.
“저에게 영향이 없었다고는 못하죠.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 압박감에서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동기부여가 되고, 관심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갖게 되고,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줬거든요. 그런데 댓글은 잘 안 봐요.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김예건은 유럽에서 잘 정착하겠다는 다짐을 말할 때도 어렸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전북 1군에서 뛰며 서포터들의 응원도 경험했다. “큰 관심 속에 유럽을 가는데,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선수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싶어요. 스스로 꿈이 많은 선수인 것 같거든요. 특히 전북 팬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응원을 해 주셔서 되게 감동 받았어요. 언제 어디서나 전북을 응원하고 싶어요.”
▲ 유럽의 몸싸움, 이겨낼 자신이 있다
짧은 시간 동안 K리그1을 경험하며 가장 많이 배운 건 선수들의 몸관리였다. 고등학교 친구들 곁에 있다가 갑자기 국가대표 출신이 즐비한 전북 선수가 되어보니 선수들이 다 훈련장에 살다시피 했다. 보강운동의 중요성을 배웠다.
사실 김예건은 다부진 몸을 위해 노력한지 좀 됐다. 프로필상 170cm인 김예건은 좀 더 크더라도 단신에 속한다. 그래서 K리그에서는 통하기 힘들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지도자들도 있었다. 1군에 올라와보니 나이에 비해 다부진 몸과 몸싸움에 앞서 빠져나가는 플레이를 통해 단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 꾸준한 코어 운동과 팔굽혀펴기 등으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이기도 했다.
“언젠가 유럽에 간다는 생각에 신경을 더 쓰긴 했어요. 중학교 때는 왜소하고 몸이 약했는데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운동을 조금씩 늘렸어요. 연령별 대표팀에서 해외 선수와 맞붙을 기회가 계속 있었는데,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더라고요. 세르비아에 가면 분명 경합하기 어렵겠지만 자신은 있어요.”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듀오링고로 영어 공부도 해 왔다. 아직 유창하진 않지만 현지에 던져지면 눈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다.
▲ 제 2의 이강인, 이강인의 동료가 될 때까지
“따라하려고 노력했던 국내 선수는 이강인 선수. 플레이 영상을 되게 많이 봤고 저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좀 더 공격적으로 올라간다면, 이강인 선수는 패스를 뿌려준다는 게 약간 다르긴 하죠. 함께 뛰는 꿈은 항상 꿔요. 축구 영상을 보다 보면 거기 저를 넣어서 상상하게 되는데, 이강인 선수의 패스를 받는 상상을 했어요.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도력하겠습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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