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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벌써 두 번째 재계약이다. 한국 생활 3년 차 마테우스가 FC안양과 시즌 중 동행을 연장했다. 재계약 도장을 찍기 전까지 안양 팬들은 노심초사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마테우스는 애당초 안양을 떠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테우스는 안양의 핵심 공격수다. 사실 핵심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2024년 첫 K리그1 승격, 2025년 FC서울전 승리와 잔류 그리고 올 시즌 여정까지 안양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직접 이끈 구단 역사에 남을 선수다. 심지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8골 5도움으로 리그 수위급 공격 지표를 기록 중이다. 유병훈 감독의 전언으로는 체력과 수비력까지 갖추면서 점차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 인생을 바꾼 한국행 그리고 도시 안양
‘풋볼리스트’와 단독 인터뷰를 임한 마테우스는 3년 전 낯선 한국 땅에 처음 발을 디딘 기억을 돌아봤다. “이곳에 오기 전 당시 당시 안양 소속의 야고, 브루노 선수에게 안양이라는 팀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들었다. 하지만 직접 와보니 더 놀라웠다. 팬들의 열정이다. 1분도 쉬지 않고 응원가를 부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도 나와 내 가족을 너무나 따뜻하게 환대해 줬다. 감동이었다”라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마테우스의 조국 브라질로부터 한국은 정말 지구 반대편이다. 게다가 마테우스는 줄곧 자국 무대에서만 축구 커리어를 쌓아왔다. 첫 해외 무대가 문화도, 인종도 모든 게 낯설고 다른 아시아의 한국이었다. 당연히 어려움도 있었다. “2024년, 합류 초반이 가장 힘들었다. 당시 아내가 임신 중이라 한국에 함께 오지 못했다. 가족과 떨어져 있다보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리그 초반 2경기를 완전히 망쳤다. 에이전트에게 아내를 빨리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도 했다. 다행히 가족이 한국에 도착한 이후부터는 모든 게 잘 풀리기 시작했다”라고 돌아봤다.
스스로 평가한 부진했던 2경기 이후 마테우스의 안양 생활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첫 시즌부터 7골 11도움으로 K리그2 MVP와 함께 안양의 창단 첫 승격을 이끌었다. K리그1 첫해인 2025시즌 10골 5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까지 안양 통산 93경기 25골 21도움(K리그1·2 합산)으로 구단 첫 ‘20골 20도움’ 기록자가 되기도 했다. 미라소우FC, 상베르나르두FC 등 브라질 커리어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공격포인트 수치가 10배 가까이 늘었다.
비결을 물었다. 마테우스는 브라질 리그 시절 겪었던 여러 어려움을 짚으며 한국에서 얻은 ‘심리적 안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브라질은 팬들의 압박과 요구가 엄청나다. 경기에서 지면 외출조차 할 수 없다. 또 ‘임금 체불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6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은 적도 있다.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멘탈을 유지하기 정말 어려웠다. 한국은 모든 것이 정확하고 깔끔하다”라며 “두 번째는 신뢰다. 축구선수는 자신감이 없으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감독님은 제가 처음 온 날부터 굉장한 신뢰를 주셨다. 꼭 보답하고 싶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 감독님과 동료들의 신뢰가 가장 큰 차이이자, 성공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마테우스가 말한 심리적 안정에는 가족들의 행복한 한국 생활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마테우스의 아내는 한국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안양 팬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여가 때는 함께 야외 운동까지 할 정도로 깊게 녹아들어 있다. “아내는 안양이라는 도시를 정말 사랑한다. 헬스장을 가거나, 러닝을 하는 등 활동을 즐긴다. 무엇보다 둘째와 셋째는 모두 안양에서 태어났다. 사실상 한국 사람이다(웃음). 첫째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다. 가족 모두가 한국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라며 이날 인터뷰 중 가장 밝게 웃었다.
이처럼 한국과 안양은 마테우스의 인생을 바꾼 분기점이 됐다. “제 삶과 커리어 전체를 바꿔놓은 엄청나게 큰 존재다. 축구선수로서 커리어뿐만 아닌 제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3년은 제 축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 무엇보다 제 아이들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인생에서도, 가족의 삶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영원히 가슴에 남을 특별한 의미를 지닌 팀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저는 저와 제 가족에게 모든 것을 준 이 클럽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적설 듣고 싶지 않았다” 마테우스의 진심
안양에서 성공한 마테우스. 어쩌면 이적설은 당연했다. 입단 첫해부터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으며 반년 만에 빠르게 첫 번째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안양에서의 마테우스 활약상이 커질수록 타 구단의 입질은 더욱 강해졌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매 이적시장 때 특정 구단으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병훈 감독이 공개적으로 ‘이적설’을 인정했을 정도로 짙었다. 현재는 안양과 두 번째 재계약으로 온전히 소속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마테우스는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풀었다.
“사실 제게 직접 들어온 적은 없다. 에이전트가 항상 ‘여러 팀이 관심을 보인다’라고 말해주긴 했다. 난 그 이야기를 굳이 듣고 싶지 않았다. 난 안양과 계약돼 있고 이 구단을 존중한다. 난 항상 안양과 이야기를 먼저 나누라고 요청했다. 이적설 자체는 기쁘다. 내가 잘하고 있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어도 현재까지는 안양을 떠나고 싶단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항상 남고 싶었다. 만약 구단이 잔류를 원한다면 난 남을 것이다. 그게 나와 내 가족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면 그렇게 할 거다. 그게 전부다.”
“(특정 구단 이적설?) 나한테 실제로 들어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루머였다. 기사로 나온 이야기들뿐이다. 제 에이전트는 저한테 말해준 적 없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님과도 이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 없었다. 또 이적설이 제게 방해가 된 적도 없었다.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되도록 날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감독님이 나를 경기에 내보내시면 난 감독님이 요구하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답을 마친 마테우스는 안양과 재계약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를 밝혔다. 본인을 향한 가족같은 대우 그리고 팬들의 사랑이었다. “저를 대해주는 방식 그리고 제 가족 모두를 대해주는 방식이 좋았다. 안양은 제게 집 같은 곳이다. 정말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재계약을 결심하는 데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라며 “팬들은 항상 이적설이 나오면 내가 떠날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웃음). 팬들의 사랑은 처음 안양에 왔을 때부터 항상 느꼈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그 애정은 점점 더 커진 듯하다. 앞으로 안양에 머무는 동안에도 그런 사랑이 계속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 ‘대구의 세징야’ 그리고 ‘안양의 마테우스’
“마테우스를 동상 안에 넣자” 안양 팬들이 그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렇다면 마테우스는 이런 농담을 직접 들어봤을까. “SNS에서 팬분들이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본 적이 있다(웃음). 하지만 동상은 제가 아니라 우리 감독님께 세워 드려야 한다. 감독님은 안양의 레전드이시지 않나. 그러니까 감독님한테 먼저 재계약하라고 말해달라. 우리와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이라며 동상의 대상을 유병훈 감독에게로 유쾌하게 넘겼다.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동상’이라는 건 남다른 의미다. 단순히 활약이 좋았다는 것뿐만 아닌, 팀의 상징성, 유산, 장기근속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팬들의 지지다. 마테우스는 이미 안양에서 그런 존재다. K리그에서 장기근속의 대표로 꼽히는 선수는 대구FC 세징야다.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 오래머물면 ‘어디어디의 세징야’라는 표현이 수식어처럼 붙곤 한다. 마테우스는 구단과 나눈 재계약 인터뷰에서 “대구의 세징야처럼 안양의 마테우스가 되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 마음은 여전하다.
“팬분들께서 대구의 세징야 선수처럼 되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세징야는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대구에서 멋진 역사를 쓴 선수다. 모든 브라질 선수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는 대단한 선수다. 자신만의 역사를 썼고, 나는 나만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정확히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9년이나 10년 정도 대구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멋진 역사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도 세징야처럼, 혹은 비슷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팬들이 보내주시는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
분위기를 틈타 “얼마나 안양에 있고 싶나”라는 짓궂은 농담도 던져봤다. 마테우스는 “만약 나와 내 아내에게 달린 문제라면 정말 오래 있을 거다. 그런데 이게 나만의 뜻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지 않나. 구단의 의사도 중요하다. 그래서 저희 둘의 마음만 놓고 보면 정말 오랫동안 여기 있고 싶다. 하지만 결국 구단의 의사에 달려 있다. 구단이 저희가 계속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저희도 남을 것”이라고 답했다.
▲ 내 꿈은 곧 안양의 꿈
안양에는 그동안 4년 차 외국인 선수가 전무했다. 과거 아코스티, 야고가 3년으로 최장수고 마테우스가 올 시즌을 마칠 시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재계약을 한 마테우스는 차기 시즌 돌입 시 구단의 첫 4년 차 외국인이 된다. 즉, 최장수 타이틀을 갖는다. “정말 좋다. 하나의 이야기다.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아름답고 보람 있고 특별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뛰면서 역사를 만들고, 제 유산을 이곳에 남기고 싶다. 앞으로 더 오래 있고 싶다. 그리고 계속 골도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팀을 돕고 싶다”라고 미리 소감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테우스에게 ‘축구선수로서 꿈’을 물었다. 그런데 마테우스는 내 꿈이 곧 안양의 꿈이라며 뚜렷한 목표를 밝혔다. “저의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은 안양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 진출과 K리그1 우승이다. 안양에 있으면서 제가 꾸고 있는 꿈이 바로 그거다. 그게 제 꿈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여기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1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라고 각오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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