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훈 감독 사퇴설’ 안양, ‘치명적 실수 질책’ 부천… 혼란의 부천종합운동장 [케현장]
유병훈 감독(FC안양). 서형권 기자
유병훈 감독(FC안양).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부천] 김진혁 기자= 이날 부천종합운동장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였다. 경기 결과보다 경기 안팎에서 벌어진 일들이 더 큰 화제를 낳았다.

지난 2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6라운드를 치른 FC안양이 부천FC1995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안양은 승점 34점으로 6위, 부천은 승점 31점으로 10위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7,066명이었다.

안양과 부천은 K리그2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숙적’이다. K리그2를 오랫동안 뒹굴었고 ‘연고지 이전’이라는 공통된 아픔까지 공유하는 두 구단이지만, 서로 간 경쟁의식은 여타 ‘더비’와 견줄 정도로 짙다. 양 팀 서포터즈 사이도 그리 좋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그만큼 K리그2 시절부터 두 팀은 치열하게 서로를 상대했다. 지난 2024년 안양이 먼저 승격하며 2부를 떠났고 1년 뒤 부천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을 맛봤다. 올 시즌부터 두 팀은 1부 무대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직전 상대 전적은 1승 1패였다. 한 번씩 결과를 나눠 가졌는데 두 경기 모두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치른 첫 맞대결은 부천의 1-0 승리로 끝났다. 경기 내내 부천을 두드린 안양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고 역습 한 방에 결과를 내줬다. 마테우스 퇴장, 경기 막판 페널티킥 VAR 판독 등 내용 자체도 혼란스러웠다. 지난 7월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두 번째 대결은 5골이 터진 난타전 끝에 안양의 승리로 끝났다. 서로 맞붙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김현엽(가운데, 부천FC). 서형권 기자
김현엽(가운데, 부천FC). 서형권 기자

그리고 이날 3번째 맞대결은 경기 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먼저 부천은 다잡은 경기를 어설픈 실수 하나로 놓쳤다. 김종우의 선제골로 앞서던 부천은 후반 25분 아일톤에게 동점 실점을 헌납했는데 실점 과정이 크게 아쉬웠다. 오른쪽 측면에서 아일톤이 프리킥을 처리했는데 부정확하게 맞히며 크로스가 아닌 골문 쪽으로 다소 밋밋하게 날아갔다. 김현엽 골키퍼가 무난히 잡아내는 그림이었는데 김현엽이 공을 놓치면서 그대로 실점했다.

경기 종료 후 이영민 감독은 위로보다 ‘채찍’을 택했다. “팀적으로 위로와 격려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 좋은 소리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운을 띄었다. 이어 “성장하는 데 있어서 그냥 넘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본인이 더 생각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학생이라면 격려할 수 있겠지만, 프로 선수다. 그렇지 못한 부분은 본인이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혼이 나야 한다”라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남겼다. 회견 종료 후 선수단 미팅도 오랜 시간 진행됐다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병훈 FC안양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양은 경기 종료 후부터 혼란에 휩싸였다. 우선 경기를 마친 유병훈 감독이 돌연 공식 기자회견 불참을 통보했다. 통상적으로 원정팀 감독 기자회견이 먼저 진행되는데 회견장을 찾은 안양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기자회견을 불참하시겠다고 전했다. 벌금은 감수할 것”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울러 불참 이유로는 “경기력에 만족하시지 못한 듯하다”라며 짧게 설명했다.

이날 안양 경기력이 호평받기 어려웠던 건 사실이다. 다만 기자회견을 거부할 정도의 사유까지 인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회견 불참 배경이 조심스럽게 전해졌다. 최근 유 감독이 안양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도 경기 종료 후에야 해당 사실을 알게 됐다. 안양 구단은 ‘현 사안을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만일 구단주가 사퇴 의사를 최종 수용할 시 유 감독은 2013년 창단 멤버부터 인연을 함께한 팀을 떠나게 된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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