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고맙다” 수원FC 리그 10G 무패의 숨은 힘, 경기를 뛰지 않는 선수들의 헌신 [케현장]
수원FC. 수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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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수원FC가 단일 시즌 최장 무패 기록을 세우고 승격 경쟁을 할 수 있던 건 경기를 뛰는 선수는 물론 경기를 뛰지 않는 선수들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준 덕분이다.

지난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4라운드를 치른 수원FC가 부산아이파크에 2-1로 역전승했다. 수원FC는 승점 43으로 대구FC, 서울이랜드(이상 승점 42) 등을 제치고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이날 수원FC는 홈에서 지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부산은 최근 리그 6경기에서 2무 4패로 승리가 없어도 기본적인 실력이 떨어지는 팀은 아니었다. 자신들의 전략을 갖고 수원FC를 공략했고, 전반 10분 손휘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김희승이 머리로 돌려놔 선제골을 작성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부산과 첫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1-2로 패한 바 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수원FC는 자신들의 홈에서 차근차근 주도권을 높여나갔고, 전반 23분 프리조가 멀리서 올린 프리킥을 구본철이 잡아 수비를 속이고 컷백을 보냈고, 수비 견제를 영리하게 벗어난 델란이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델란의 득점은 수원FC가 프로 무대에 참가한 후 터뜨린 구단 700호골이었다.

후반 4분에는 구본철이 공을 받아 수비 2명 사이로 돌아나가려 할 때 부산 센터백 김희승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프리조가 구상민 골키퍼를 속이는 완벽한 페널티킥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수원FC는 안현범의 득점이 손준석의 핸드볼 반칙으로 취소되는 등 후반 여러 위기를 잘 넘겼고, 점점 강해지는 부산의 공세를 양한빈 골키퍼와 수비진이 잘 막아내며 2-1 승리를 쟁취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델란이 지나친 태클로 상대 발목을 가격해 퇴장당한 게 흠이었다.

수원FC는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6승 4무로 단일 시즌 최장 무패 기록을 새로 썼다. 또한 올 시즌 리그 홈 10경기에서도 6승 4무로 패배하지 않고 있다.

프리조(수원FC). 수원FC 제공
프리조(수원FC). 수원FC 제공

최근 좋은 흐름은 구조 변화에 기인한다. 4-2-3-1을 기본 전형으로 하는 수원FC는 수비 상황에서 윙어 한 명을 수비라인까지 내려 5-4-1 내지 5-3-2 파이브백을 형성해 더욱 단단한 수비를 도모한다. 후방 빌드업에서도 풀백 중 한 명은 가급적 수비라인에 남겨 안정감을 배가했다. 실제로 수원FC는 무패 기간 10경기 21골 9실점으로 이전 12경기 24골 18실점에 비해 득점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실점은 2배 가까이 줄어든 효과를 봤다.

경기 후 박건하 감독은 승리에 만족했다. 자신의 전술보다도 선수들의 정신과 태도를 칭찬했다. 그는 “우리가 준비했던 수비와 공격이 전반에 잘 나왔다. 먼저 실점했음에도 동점골 이후에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그 이후에 의도치 않게 내려서서 상대에게 공간을 줬던 건 아쉽다.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기술, 전술보다도 정신적으로 잘 이겨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값진 승리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박 감독은 특히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도 준비를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평소 경기를 뛰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감사해했다.

우선 이현용의 경고 누적 결장으로 공백이 생긴 센터백을 메워준 이지솔에 대해서는 “이지솔 선수가 오랜만에 선발 출장을 했다. 선발로 나간다고 했더니 염색을 해왔다. 염색했을 때 플레이가 좋았고, 이번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하더라. 간절함이 느껴져서 믿고 선발로 내세웠다”라며 수비 공헌에 대해 고마워했다.

또한 이번 경기 교체로 월드컵 휴식기 이후 처음으로 출장한 한찬희에 대해서는 “부상 이후 오랜만에 경기에 출장했는데, 감독으로서 한찬희 선수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주장이다 보니 경기에 더 나서고 싶었을 텐데, 내색하지 않고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동료들을 독려했다. 수원FC가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안하고 고맙다”라며 주장으로서 책무를 다했다고 말했다.

한찬희(수원FC). 김희준 기자
한찬희(수원FC). 김희준 기자

한찬희는 오히려 그런 상황을 설명하고 소통하려 노력한 박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나 “내가 복귀했는데도 출전하지 못했던 건 100% 이해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스스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과 감독님께서 직접 이야기를 해주면서 기다려달라고 하는 건 선수 입장에서 완전히 다르다. 감독님께서 직접 소통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수원FC의 상승세를 위해 헌신하는 게 수원FC 팀 문화이자 현재 수원FC 상승 동력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한찬희는 “9월쯤 되면 경기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이 심적으로 지칠 수 있는 시기다. 감독과 주장의 역할이 중요해서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한다. 팀이 좋은 상황에 있을 때 변화를 주는 건 감독님 입장에서 부담일 것”이라며 “그 선수들에게도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으려면 준비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 나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를 도와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잘 챙겨서 동기부여를 주고, 경기에 나갔을 때 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야 팀이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잘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기 출전을 못하더라도 즐겁게 생활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항상 좋은 날만 있을 수는 없다. 안 좋은 시기에 어떻게 버티면서 이겨내느냐가 프로의 싸움이다. 경기도 못 뛰는데 처져서 어둡게 있으면 힘이 안 생긴다. 즐겁게 슬기롭게 함께 생활하고 있다”라며 “수원FC의 장점은 경기에 출전을 못한다고 훈련할 때, 생활할 때 티를 내거나 분위기를 흐리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승격 경쟁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 이야기했다.

어느 감독이든 승리를 위해 11명의 선수가 아닌 선수단 전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경기를 뛰는 선수와 뛰지 않는 선수의 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경기를 뛰지 않는 이들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제어하는 게 후반부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열쇠가 된다. 수원FC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제대로 상승세를 타며 승격 경쟁에 유리한 고지로 나아가는 건 선발진과 교체 자원들의 최선에 더해 경기를 뛰지 않는 이들의 헌신적인 태도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진= 수원FC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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