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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트피스 전문 코치를 두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대표팀 특성상 전문 세트피스 코치가 상주하긴 어렵고, 하물며 임시 감독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로베르트 모레노 신임 대한민국 감독의 사단에는 골키퍼 코치의 탈을 쓴 세트피스 담당 코치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비롯한 남자 대표팀 코칭스태프 6명의 선임안을 승인했다. 모레노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의 심복’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스페인 대표팀, AS모나코, 그라나다, 소치 등을 지휘한 바 있다.
모레노 감독과 최근 인연을 맺은 사단 5명이 합류한다. 보좌할 코칭스태프 5명 모두 스페인인이다. FC소치에서 함께한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분석과 훈련 방법론을 담당하는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스페인 하부리그에서 감독 경험을 쌓은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동한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 스페인 라리가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가 합류한다.
그 중 눈에 띄는 보쉬 코치는 골키퍼 코치로 소개돼 있지만 지도자계의 멀티 플레이어다. 세트피스 전담 코치, 수비 조직력 강화 코치 등 여러 가지 직함으로 불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해 왔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일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오스틴FC에서 보쉬 코치의 능력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오스틴FC의 세트피스 득점 비율은 27%(10골 중 37골, 이하 기록 출처 ‘후스코어드’)였는데, 휴스턴다이나모에 이은 전체 2위였다. 코너킥을 얻어낸 순위가 21위에 그쳤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세트피스 기회가 부족해 더 많이 넣지 못했다는 점도 유추할 수 있다.
정규리그 막판 로스앤젤레스FC를 상대로 한방 먹였던 경기도 승리 원천은 세트피스였다. LAFC는 이날 패배하면서 정규리그 서부지구 우승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빠져 있던 경기였다.
후반 38분 터진 오언 울프의 선제결승골이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키커의 킥을 향해 가까운 쪽 골포스트 근처로 오스틴 선수들이 우르르 쏠리자 LAFC 수비수들이 딸려갔지만, 속임수였다. 머리를 살짝 스치는 헤더 패스로 공이 뒤로 흐르자 노마크 상태였던 월프가 헤더로 마무리하는 패턴이 약속 그대로 구현됐다.
나아가 이번 시즌에는 비율이 아닌 세트피스 총 득점 숫자에서도 오스틴이 MLS 1위(12골)로 뛰어올랐다. 리오넬 메시가 프리킥을 팡팡 꽂아넣는 인터마이애미와 공동 1위다.
세트피스 전담 코치는 보통 프로팀에 소속돼 일한다. 업무가 많지 않은 대표팀에 상주하면서 일하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프로팀 세트피스 코치가 각급 대표팀에 임시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경우 애스턴빌라의 오스틴 맥피 코치가 포르투갈 대표팀에 임시 합류했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킥을 하는 척 하다가 옆의 선수가 기습하는 등 참신한 심리전으로 효과를 본 바 있다.
한국의 경우 골키퍼 코치가 세트피스 코치를 겸한다는 멀티 능력을 통해 국가대표팀에 이 보직을 둘 수 있게 됐다. 장차 보쉬 코치의 업무를 보면, 모레노 감독의 코칭 스태프 분업화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가늠할 바로미터가 되어 줄 수 있다.
사진= 니코 보쉬 홈페이지 캡쳐,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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