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확인한 박진섭 감독의 지략가 면모… ‘전방 6명 공격 앞으로’ 가능성 본 깜짝 전략 [케현장]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천안시티FC 제공
박진섭 천안시티FC 감독. 천안시티FC 제공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지략가 박진섭 감독의 깜짝 전략이 팀 공격력 개선의 가능성을 봤다.

지난 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5라운드를 치른 천안시티FC가 화성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천안은 승점 22점으로 14위, 화성은 승점 40점으로 5위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2,488명이었다.

현재 천안은 11경기째 승리가 없다. 그러나 현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3개월이 넘는 무승 동안 천안은 2골 차 이상 패한 적 없다. 모든 경기가 1골 차 패 혹은 무승부였다. 이마저도 최근 4경기에서 천안은 딱 4실점만 헌납했다. 무승 기간에 수비 조직력 다잡기에 집중한 박진섭 감독의 의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제 천안에 필요한 건 ‘1골’이다. 모든 결과가 1골 차로 갈린 만큼 이 격차를 해소할 ‘결정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주장 고태원 복귀로 조직력이 개선된 수비와 달리 공격진에서는 여전히 이탈자가 많은 상황이다. 지난겨울 영입한 스트라이커 이바닐도는 연속된 근육 부상으로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올여름 ‘스승’ 박 감독 품으로 돌아온 윙어 윌리안도 근육 부상으로 2경기밖에 소화 못 했다.

이바닐도(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바닐도(천안시티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공격력 상승이 필요한 데 가용 선수는 줄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박 감독의 지략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과거 광주FC 1호 승격을 이끈 박 감독은 한때 K리그 내 정평 난 전술가로 불렸다. 전술 영역에서 똑 부러지기도 했으나, 가장 주목받은 건 틀 자체를 깨버리는 이색 전략 때문이었다. 2-2-4-2, 3-3-3-1 등 당시 보기 드문 독특한 포메이션 활용으로 본인 만에 유연한 접근법을 구사해 성과를 냈다. 갈고닦아 온 박 감독의 전술은 올 시즌 천안 지휘봉을 잡으면서 더 높아진 조직력 및 완성도를 보였다. 한정적인 스쿼드 자원으로 폭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지만, ‘상대 맞춤 전략’, ‘탄탄한 수비 조직력’, ‘대응하기 어려운 경기 중 변화’ 등 까다로운 중위권 팀의 특징으로 확실히 나타났다.

빈공 해결을 위해 박 감독은 ‘수비’에 집중된 접근법을 ‘공격’으로 과감히 바꿨다. 이날 화성전 비록 승점 3점을 얻진 못했지만, 남은 일정에서 천안의 공격력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였다.

선발 전형부터 눈에 띄는 요소가 많았다. ‘프리롤’로 활용하는 라마스를 과거 부산아이파크 시절 즐겨 기용하던 스트라이커 위치로 배치했다. 오른쪽 윙백도 전문 수비수가 아닌 윙어 이지훈을 넣어 한층 날을 세웠다. 명단상으로도 공격적인데 실제 경기력은 더 공격으로 치중됐다.

구종욱(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구종욱(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이날 천안의 공격 형태는 2-2-6 전형이었다. 이상용, 고태원 센터백 두 명과 이지승, 김성주 미드필더 두 명으로 후방 사각형을 만든 뒤 나머지 자원을 모조리 전방 위치로 내보냈다. 화성의 파이브백 형태를 공략하기 위한 의도였다. 천안의 전방 6명은 왼쪽 측면부터 오른쪽 측면까지 나란히 일자 배치됐다. 정확히 말하면 상대 5명 수비수 사이 사이에 자리했다. 통상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일반적인 접근법이다. 상대 수비 숫자보다 1명 더 수적 우위를 점하고 사이 공간에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는 방식이다.

박 감독은 툰가라, 라마스, 우정연을 가운데 3명으로 둔 뒤 유기적인 스위칭을 가져가며 상대 맨투맨에 혼란을 유도했다. 여기에 미드필더에서 한 칸 올라간 구종욱은 지속적으로 뒷공간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다. 윙어, 스트라이커까지 공격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멀티 구종욱은 이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였다. 천안은 전반전 6명 공격진을 앞세워 유망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공격 상황에서 수적 우위 덕분에 몇 차례 슛 상황이 나왔는데 정확도가 아쉬웠다.

툰가라(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툰가라(천안시티FC). 천안시티FC 제공

수비가 좋다고 내려앉으면 결국 최대 결과는 무승부다. 공수 모두 날카로운 운영을 하기는 스쿼드 뎁스가 좁은 천안 특성상 두 마리 토끼를 잡기보단 한 쪽 사냥감에 집중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날 천안은 공격에 치중하면 얼마든 다득점을 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선제골을 넣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친 에이스 툰가라도 “후반 중반까지 전통 9번 공격수가 없다 보니 감독님께서 저희 3명이 최상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전술을 짜주셨다. 그 전술에 맞게 경기를 임했다. 감독님께서 지시한 부분들만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라며 “감독님은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하셨다. 전술 자체는 매우 만족 중”이라며 박 감독이 새롭게 설정한 공격 접근법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천안시티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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