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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밤고구마를 우유 없이 먹는 것처럼 힘겨운 승점 섭취가 아니라, 호박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쑥쑥 넘어가는 승점이다. 수원삼성이 내용의 개선을 통해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6일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5라운드를 치른 수원삼성이 충남아산FC를 2-0으로 꺾었다. 관중은 13,481명이었다.
수원은 무패 행진을 8경기로 늘렸다. 최근 8경기에서 5승 3무로 영양가 높은 무패 행진이다. 승점 50점에 도달하면서 2위 서울이랜드FC와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촘촘한 상위권에서 3위 수원FC(승점 44), 4위 대구FC(43), 5위 화성FC(40), 6위 부산아이파크(38)가 일제히 승점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에 수원은 이들과 점수차를 더 벌렸다.
수원 경기가 처음부터 시원한 건 아니었다. 공격진 중 왼쪽 윙어 자리의 주인이 없는 수원은 원래 수비수인 이준재의 전진 배치, 신예 김지호의 투입을 저울질하다 공수 밸런스를 고려해 이준재 카드를 택했다. 이정효 감독은 32분 만에 이준재를 빼고 전문 스트라이커 두비츠카스를 넣으면서, 투톱 중 한 자리로 뛰던 브루노 실바를 윙어로 이동시켰다.
이때부터 한결 위협적으로 좌우에서 공격을 이어가던 수원은 주도권을 유지하고 역습을 잘 저지하면서 차분하게 득점 확률을 높여갔다. 줄기찬 공격은 세트피스로 결실을 맺었다. 이날 코너킥 횟수가 8회 대 1회일 정도로 수원이 압도했는데, 그 중 하나를 막던 중 충남아산 측에서 반칙이 나오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18분 루이스가 차 넣었다.
추가골은 이정효식 공격 전개가 아주 깔끔하게 구현된 덕분이 나왔다. 왼쪽에서 공격을 시도하다, 김성주가 단번에 오른쪽으로 전개해 주는 원터치 땅볼 패스로 빠르게 방향을 바꿨다. 이건희가 즉시 좋은 위치의 페신에게 공을 밀어주고 침투했다.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득점 기회를 잡은 페신이 한 명 제치고 날카로운 왼발 슛을 날려 신송훈 골키퍼를 뚫었다.
좌우를 번갈아 두들기는 게 이 감독뿐 아니라 수많은 지도자들이 요구하는 공격이지만, 전환 속도가 느리면 수비가 대형을 이동시켜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 이날 수원 골 장면처럼 빠른 전환은 상당히 수준 높은 패스전개였다.
특히 이 전환 과정을 비교적 어린 김성주, 이건희가 능숙하게 수행했다는 게 눈에 띈다. 경기 후 만난 ‘이정효 애제자’ 정호연은 이 감독의 축구를 수년간 익혀 온 자신이 보기에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고루 올라오고 있다며 “공을 잡고 끌어야 할 때와 빨리 전환해야 할 때를 판단하라고 많이 요구하신다. 선수들이 이를 숙지하면서 계속 경기를 뛰니까 감으로 익혀나간다. 지금은 전환해야 할 지, 아니면 이 지역에서 계속 플레이할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연은 “어린 선수들은 이 감독님 말을 잘 듣고 요구하는 걸 경기장에서 해 보이면 된다. 광주에서 저도, (엄)지성이도, (이)희균이 형도 그랬다.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가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되는 걸 몸소 보여줬다. 선수들이 본인 자존심을 버리고 전술을 익혀나간다면 팀과 선수 모두 발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원 팬들이 아쉬워하실 정도로 더 높은 선수가 되어 떠나게 될 것이고, 더 높은 레벨의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의 방점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보강된 외국인 공격수들이 찍는다. 스트라이커 두비츠카스는 아직 엄청 파괴력을 보여주진 못하지만 전술 수행을 성실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전문 스트라이커가 있다는 점에서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준다. 후반전 좌우 측면을 맡은 루이스와 페신 모두 날카로웠다. 특히 루이스는 수원 이적 후 페널티킥 포함 2경기에서 각각 1골씩 터뜨리고 있으며, 드리블이 매번 통하는 건 아니지만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찾아오는 등 성실한 면모도 갖췄다.
이처럼 팀 전체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12일 2위 서울이랜드를 상대하는 경기에 브루노 실바, 고승범이 출전하기 힘들 거라는 이 감독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정호연은 승리를 자신했다.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 좋은 경기력도 보여줘야겠지만 아마 전쟁터가 될 듯한 경기다. 고승범은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내부에서 신뢰하는 선수다. 그러나 그밖에 출전을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도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주, 박현빈 등 누가 뛰더라도 수원 축구의 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호연의 예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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