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스리백 보기 싫었다” 강원 서민우, 투정 아닌 ‘모레노호 발탁’ 위한 노력의 근거 [케터뷰]
서민우(강원FC). 김진혁 기자
서민우(강원FC).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내색 안 했지만, 보기 싫다는 생각은 했다.” 이날 스리백 일원으로 출격한 서민우가 경기 후 남긴 소감이다. 절대 투정이 아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근거였다.

지난 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를 치른 강원FC가 FC안양을 3-0으로 대파했다. 강원은 승점 40점을 확보하며 4위 도약했다. 안양은 8위에 머물렀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6,044명이었다.

안양전을 앞두고 강원의 스쿼드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특히 센터백 조합 고민이 컸다. 이기혁, 신민하는 아시안게임 출전, 강투지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카림과 박호영이라는 대안을 내놨는데 여기에 정경호 감독은 미드필더 서민우를 스리백 중앙에 배치하는 묘수 한 스푼을 더하며 이날 무실점 승리를 일궈냈다.

서민우(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민우(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리백 일원으로 변신한 서민우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반전은 중앙에서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다. 후반전은 피지컬 좋은 외국인 공격수와 미스 매칭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우측 이동해 플레이를 이어갔다. 몇몇 핵심 전력이 빠진 상태에서도 강원은 팀 중심을 잡은 서민우 덕분에 경기력 편차를 지우고 원정 대승까지 거둘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정경호 감독도 “조합을 만들 때 서민우가 필요했다. 카림도 전문 센터백이 아니고 박호영도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다. 서민우가 완벽한 경기를 해줬다”라고 만족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서민우의 첫 마디는 예상외였다. “스리백 자체는 2022년 최용수 감독님 맡에 있을 때 똑같이 선 적 있다. 부담감은 없었는데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당황스러웠다. 감독님께 내색 안 했지만, 보기 싫다는 생각은 했다”라고 말을 꺼냈다.

차분히 이유를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투정은 아니었다. 본인이 설정한 목표까지 향하는 로드맵에 있어서 약간에 변수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한 의욕과 포부에 가까웠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올여름 월드컵을 못 갔다. 이후 해외 및 유럽 진출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도모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유럽 팀들에게 전 1순위가 아니었다. 2, 3순위로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성사가 안 됐다. 그래서 다음 목표, 스텝을 찾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서민우(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서민우(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서민우가 찾은 새로운 목표는 ‘모레노호 승선’이다. 과거 바르셀로나 수석코치, 스페인 대표팀 임시 감독 등 경험한 스페인 출신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 임시 사령탑에 선임됐다. 모레노 감독은 오는 9·10월 A매치부터 11월 A매치까지 총 6경기를 지휘한다. 이후 성과에 따라 내년 아시안컵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서민우는 홍명보 감독 지휘 시절 A매치 4경기를 뛴 바 있다.

서민우는 “모레노 감독이 선임돼 셨다. 그분의 스페인 경기, 소치 경기를 다 찾아봤다. 많은 경기를 봤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아 이런 걸 보여주면 좋아하시겠구나’를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갑자기 스리백에 가운데 센터백을 말씀하셨다. 어려운 상황이니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솔직히 많이 당황스러웠다”라고 고백했다.

서민우(강원FC). 서형권 기자
서민우(강원FC). 서형권 기자

하지만 서민우는 팀을 먼저 생각함과 동시에 긍정의 사고방식을 찾았다. “모레노 감독님 경기를 봤을 때 스페인 같은 경우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서 하는 형태가 많이 있었다. 이제 그런 부분을 부각시켜야 하지 않을까라는 긍정의 생각을 가졌다(웃음). 멀티 능력도 만약 체크할 수 있다면 어필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목표인 국가대표 승선을 위해 남다른 준비성과 의지를 표현했다.

강원의 스쿼드 사정이 해결되기 전까지 당분간 서민우를 활용한 스리백 시프트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해 서민우는 “무서운데요?”라며 웃은 뒤 “농담이고 봐야 한다면 봐야 한다. 결과를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선수다. 팀이지만, 결과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건 감독님이다. 선수는 그 책임감을 가지고 불만보다는 감독님을 따라야 한다. 어떤 포지션을 넣으시던 열심히 할 생각이다. 또 그 안에서 제가 대표팀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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