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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대전] 김진혁 기자= 흔히 가을 하면 제철 전어를 떠올리곤 한다. 대전하나시티즌에는 가을이 제철인 선수들이 꽤 많다. 이명재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8라운드를 치른 대전하나시티즌이 FC안양을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은 10승 8무 10패(승점 38) 6위, 안양은 8승 10무 10패(승점 34) 9위다.
대전이 가을을 타고 있다. 최근 5경기 4승으로 확실한 상승세다. 팀을 이끄는 핵심 자원 역시 선선한 가을바람처럼 시원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 ‘가을 마사’에 주목하지만, 왼쪽 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이명재의 퍼포먼스도 범상치 않다. 후반기 들어 강점인 크로스의 정확도가 물이 오르며 공격포인트를 가파르게 쌓고 있다. 빌드업, 탈압박, 수비 등 현대적인 풀백답게 대전 경기력에 굉장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주중 안양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동점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후반 3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명재는 박스 안, 수비 사이 공간으로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보냈고 주민규가 역동적으로 발을 뻗어 밀어 넣었다. 이날 1도움 추가하며 3경기 연속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이명재는 “전반전 시작하기 전에 (주)민규 형이 크로스를 뒤로 길게 올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간만에 그렇게 해봤다. (권)경원이 형이 미리 내려가는 걸 느껴서 ‘민규 형이 그냥 도는 척하면서 잘라라, 내가 가운데 강하게 차줄게’라고 이야기를 맞추고 들어갔는데 바로 됐다”라며 동점 어시스트의 비결을 밝혔다.
3경기 연속 도움에 대해 “전 몰랐는데 선수들이 이야기해 주더라. 저도 솔직히 조금 욕심은 있었다. 어제 (이)동경이가 도움 하나를 더 해서 오늘 기회가 되면 하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3경기 연속 도움을 해서 차근차근 따라가도록 해보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동경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명재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전반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던 이명재는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만 6도움을 쏟아냈다. 현재 K리그1 도움 선두는 이동경(9회), 이명재는 3개 차 뒤진 3위다. 3경기 연속 추가한 만큼 흐름을 이어가면 ‘도움왕’ 경쟁에 충분히 불을 지필 수 있는 위치다.
이명재에게 후반기 공격포인트 급상승의 계기를 물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답변이 나왔다. “가을하면 또 마사가 있지 않나. 근데 저도 가을에서부터 쫙 올라온다. 지금 가을 전어 느낌으로 살짝 올라오는데 그래서 잘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나름의 근거도 있었다. “다른 팀에 있었을 때도 가을에 괜찮았다. 여름에는 제가 워낙 땀이 많아서 힘든데 가을만 되면 포인트가 많았다”라며 “날씨의 영향이 엄청 큰 것 같다. 선수들하고 맨날 이야기하지만, 너무 덥다 보니 경기력 자체도 다운된다. 팬 분들도 보기에 그렇게 느끼실 거다. 날씨 영향이 진짜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명재와 함께 대전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위권에 머물던 순위는 어느새 6위권까지 도약했다. 안양전 승리로 경쟁팀과 격차도 벌렸다. 주장 주민규는 “모든 선수들이 리더가 된 것 같다”라며 달라진 팀 분위기가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이명재는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본다. 뒤에만 있고 선수들 이야기만 듣고 있으면 팀이 잘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다. 초반에는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누구나 먼저 나서서 하려고 한다. 전체적으로 팀이 긍정적으로 되는 것 같다. 더 멀리 봐서 대전이 더 강한 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대전은 오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교토상가와 2026-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즈 1차전을 치른다.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으로 출전한 2003년 이후 무려 23년 만에 아시아 무대다.
이명재는 “ACLE에 나가게 됐다. 첫 경기부터 잘해야 한다. 옛날에 한 번 나갔다고 팬분들께 이야기 들은 것 같다. 엄청 오랜만에 하는 거니까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리그와 병행에 대해서는 “뒤에 있는 선수들이나 전체적으로 스쿼드가 그래도 강하다고 좀 생각을 한다. 뒤에 있는 선수들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경기 수가 지금 많은 게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날씨도 솔직히 좀 괜찮아졌고 시원하다 보니까 그런 문제는 저희 팀한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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