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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첫 장부터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강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분석가 출신다운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선수 선발 기준을 세우고, 그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14일 오후 2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1층 대강당에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취임 및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9·10월 A매치를 소화할 30인 대표팀 명단도 발표했다. 오는 24일 에콰도르전을 시작으로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 4연전을 치른다.
모레노 감독의 첫 소집 명단이 공개됐다. ‘물음표’보다 ‘느낌표’에 가까울 정도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30인 스쿼드가 인상적이었다. ‘이 선수는 왜 뽑았을까’하는 의문이 나올 틈 없이 모레노 감독은 선발 과정과 명확한 근거를 직접 설명하면서 명단의 설득력을 높였다. 무엇보다 분석가 출신다운 선수 선발 방식이 첫 명단부터 확연하게 드러났다.
비선출 축구인인 모레노 감독은 말 그대로 글로 축구를 배운 지도자다. 축구계에 입문할 때부터 영상과 데이터 분석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지도자로 커리어를 쌓으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경기와 선수단에 활용하는 능력을 점차 키웠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도 이런 능력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모레노 감독의 데이터 분석 기질은 첫 명단발표까지의 준비 과정에서도 투영됐다.
“약 1,700명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러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수를 추렸다. 한국 축구의 가장 잘 맞는 경기 모델과 플레이스타일 그리고 한국 선수들의 특성과 프로필을 정의하는 걸 바탕으로 만들어 선발했다”라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공수 균형 잡힌 선수다.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는 선수를 원한다”라며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이 짚은 선발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본인 철학과 적합도’와 ‘현시점 경기력’이다. 두 변인을 두고 1,700명 데이터를 분류 및 분석한 뒤 최상의 30인 명단이 도출됐다. 지난 1일 선임된 이후 불과 2주가량 만에 얻은 결과다. 레인저스에서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수, FC서울의 독주를 이끌고 있는 정승원은 두가지 면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대표적 자원으로 보인다.
주 포메이션 역시 분석을 통해 설정했다. 모레노 감독은 “활용할 모델은 4-4-2 전형이다.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K리그 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판단했다. 가장 유용하다. 2025년에도 많이 사용이 됐다. 또 많이 활용했었기 때문에 해당 포메이션을 선택했다”라며 현재 자원의 플레이스타일을 대입했을 때 가장 적합도가 높다고 본 4-4-2 시스템을 중심축으로 잡았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도출된 결과 덕분인지, 30인 명단 면면도 ‘물음표’보다 ‘느낌표’에 가깝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들의 필요 역량으로 ‘멀티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여러 포지션을 뛸 수 있느냐보다는 포지션별 전술 역할을 설정해 경기 중 그 위치에 진입했을 때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모레노 감독이 설정한 4-4-2 전형도 축구 포메이션의 기본 형태라는 인식과 달리, 다양한 전형으로 구조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유연한 형태기도 하다.
이번 명단 중 신선한 이름으로 언급되는 김민수, 정승원, 박태준, 송민규 등 모두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기보다 여러 위치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 중 그나마 윙어 이미지가 강한 송민규도 중앙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모레노 감독은 에이스 손흥민까지도 “여러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며 멀티성을 강점으로 강조했다.
최근 A매치 소집 발표마다 ‘특정 선수 미발탁’이라는 물음표가 자주 달리곤 했다. 그러나 이번 모레노호 첫 명단은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왜 안 뽑았느냐’는 의문보다 ‘이래서 뽑았다’라는 확신이 더 크게 느껴진다.
<축구 국가대표팀 9·10월 소집명단(30명)>
GK: 조현우(울산HD), 김승규(FC도쿄), 송범근(전북현대), 구성윤(FC서울)
DF: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FC서울), 김태현(전북현대). 이한범(클뤼프브뤼허), 조위제(전북현대), 김건희(인천유나이티드),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 조현택(울산HD), 이태석(아우스트라빈)
MF: 박진섭(저장FC),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 황인범(포르투), 이재성(마인츠), 박태준(김천상무), 백승호(버밍엄시티), 이강인(아틀레티코마드리드), 정승원(FC서울), 김민수(레인저스), 송민규(나시오날), 황희찬(샬케04)
FW: 오현규(베식타스), 손흥민(LAFC), 조규성(미트윌란), 오세훈(시미즈S펄스), 이동경(울산HD)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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