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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일랜드 대표팀이 이스라엘과의 A매치에서 보인 퍼포먼스를 통해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밝히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28일(한국시간) 중립개최지인 헝가리 데브레첸의 나지에르데이 스타디움에서 2026-2027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B리그 3조 2차전을 치른 아일랜드가 이스라엘에 3-0 승리를 거뒀다. 아일랜드는 1승 1패로 3위에 올랐고, 이스라엘은 2전 전패로 최하위가 됐다.
경기 전부터 화제를 모은 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아일랜드 측의 강경한 입장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공격을 받은 뒤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지구를 비롯한 곳곳에 대규모 반격을 가하면서 전쟁을 이어갔다. 팔레스타인인 7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일랜드에서는 이번 A매치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강한 여론 때문에 축구협회 내에서 보이콧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 출신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우리는 학살과 함께 뛰는 게 아니라 학살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싸우는 것이지 이스라엘과 함께 뛰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경기 직전에도 아일랜드 대표팀이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고, 선수단 내부에서도 이스라엘과 경기하는 게 현시점에 맞는 일인지 의견이 엇갈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선수들끼리 경기 전날 장시간 회의를 가진 뒤에야 출전하기로 결론을 냈다. 회의에서 결론이 나야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이 5시간 지연됐다.
경기는 열렸지만 양국 선수들은 의례적인 우호와 화해의 제스처 없이 경기에 임했다. 아일랜드 선수들은 경기 전 이스라엘 국가가 연주될 때 고개를 푹 숙였다. 양측 주장인 아일랜드의 다라 오셰이와 이스라엘의 마노르 솔로몬은 악수도, 작은 깃발 모양 페넌트를 교환하는 일반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
가자지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 전원이 검은 완장을 착용했다. 잭 모일란은 득점한 뒤 이 완장에 먼저 입맞춤을 하고 나서 아일랜드 엠블럼에도 입을 맞췄다. 아일랜드축구협회 측에서 “가자지구 분쟁으로 희생된 모든 생명을 기리는 의미”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쪽을 옹호하는 정치적 발언은 징계 대상이기 때문에 대상을 가리지 않는 추모의 형태를 띤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전을 개인적으로 보이콧한 선수도 있었다. 앞선 25일 코소보전에서 벤치 멤버였던 개빈 바주누는 이스라엘을 상대하는 게 옳지 않다는 개인적 신념에 따라 이 경기에서 빠졌다. 아일랜드는 10월 2일 오스트리아전에 이어 5일 이스라엘을 또 상대하게 되는데, 바주누는 이스라엘전 두 경기만 제외될 예정이다. 하들그림손 감독은 “아무도 바주누의 결정을 문제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전 선수들이 보인 제스처를 통해 “전세계에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었다”며 찬성하는 뜻을 밝혔다.
명목상 아일랜드의 홈 경기인 다음 맞대결은 세르비아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도 전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와 관련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일랜드축구협회 X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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