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모드리치’ 와일드카드 활용으로 확 달라졌다! 이민성호가 얕보면 안되는 상대 중국
우시(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우시(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연령별 대표팀에서 만나는 중국은 대대로 한국의 쉬운 ‘밥’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를수도 있다.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련미와 투쟁심을 더해 줄 37세 베테랑 우시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이 오는 30일 오후 3시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경기를 넘어서면 우즈베키스탄 대 일본 승자와 금메달 결정전을 치를 수 있다.

한국은 중국 상대로 2010년 이후 U23 대결에서 5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친선경기에서는 패배한 적이 있지만 아시안게임 등 대회 경기에서는 매번 이겼다.

불안해지기 시작한 건 작년 말부터다. 작년 말 중국에서 열린 친선대회 판다컵에서 이민성 호는 중국에 0-2로 패배했다. 물론 당시 선수들 중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참가한 건 일부에 불과하지만 흐름이 불길했던 건 사실이다.

이때부터 중국은 상승세를 탔다. U23 기준으로 중국 축구 역사상 가장 기세가 좋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전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올해 초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이어 준우승했다. 앞선 6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뚫은 적 없을 정도로 유소년 최약체였던 중국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아시안게임도 이미 역대 최고 성적이다. U23 연령 제한이 생긴 뒤 최고 성적이 8강이었는데 이번엔 4강에 올랐다.

U23 아시안컵 당시 중국은 4강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한 바 있는데, 한국이 그 베트남과 3위 결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는 걸 떠올린다면 더 껄끄럽다. 물론 현재 한국은 유럽파들 다수 소집해 개인기량 면에서 당시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무의미하다.

중국이 올라오는 과정은 올해 초와 이번 대회에서 판박이다. U23 아시안컵 당시 중국은 조별리그 1득점 무실점이라는 극도의 수비축구로 1승 2무를 거뒀고, 8강에서 우즈베키스타노가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리했다. 즉 초반 4경기에서 단 1득점만 올리고도 4강에 갔다. 그러더니 4강 베트남전에서 3골을 몰아치고, 결승에서 일본에 0-4로 박살이 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조별리그 1승 2무, 토너먼트 들어 태국에 3-0 완승을 거두면서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중국 전력은 U23 아시안컵에서 거의 유지됐다. 최근 태국전 선발 멤버 11명 중 6명이 U23 아시안컵 결승전 출전 선수였다.

크게 달라진 건 와일드카드 3명의 합류다. 3명 합쳐 A매치 경력이 181경기나 되는 국가대표 베테랑 3인방이 합류했다. 수비수 주천제, 미드필더 우시, 공격수 장위닝이 합류했다. 그동안 와일드카드를 안 보내거나, 국가대표 주전급은 아닌 선수를 보냈던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힘을 제대로 줬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선수들은 현재까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중국이 넣은 골이 자책골 제외하고 단 4골인데 그 중 3골(장위닝 2, 우시 1)을 와일드카드가 득점했다. 장위닝과 우시가 서로 어시스트를 하나씩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37세 베테랑 우시를 선발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의 리더십과 노련미를 팀에 부여하겠다는 발상이다. 우시는 중국 A대표팀에서도 2021년 이후 2024년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주장 완장을 찼다. 2017년 A매치에서 슛을 막으려다 코뼈가 부러져 피를 철철 흘렸고, 2019년 아시안컵 도중 부상을 입었음에도 대회를 끝까지 치러 “투쟁심의 화신”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 자체가 자국에서 조롱거리가 된 시점에는 우시도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에서 보양식으로 치는 해삼을 먹으면서 열심히 훈련했다는 말에 ‘해삼팀’이라는 비꼬는 별명이 붙었다. 우시가 몸을 날리는 순간을 포착해 ‘공을 피하는 모습’이라고 쓴 인터넷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면서 ‘공 피하는 남자’라는 비아냥이 따라붙기도 했다. 모두 자국민들에게 당한 억지 조롱이었다.

중국 축구계의 전반적인 기량이 하락하는 가운데 우시의 꾸준함은 나이가 들수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우시는 상하이선화에서 중국 슈퍼리그 36경기 9골 8도움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골을 30대 중반에 경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올해의 중국 축구선수’로 선정됐다.

중국 언론은 “북한의 강한 압박을 당한 중국의 젊은 미드필더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우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상황이 달라졌다. 압박 속에서도 템포를 조절했다”며 이번 대회를 치르는 데 우시의 경험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심지어 중국 매체들은 “A대표팀에 우시가 필요하다. 우시가 중국 리그 최고 미드필더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년 아시안컵을 위해 대표팀에 복귀시켜야 한다. 그의 노련미를 활용하기 위해 많이 뛰는 파트너를 붙여주면 된다”고 쓸 정도다. 우시는 어차피 은퇴한 선수지만 장위닝과 주천제가 와일드카드로 와 있는 상황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 A팀이 뉴질랜드에 0-3 충격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패배는 익숙한 일이지만 FIFA 랭킹이 비슷한(91위, 86위) 뉴질랜드 상대로 대패한 건 충격적이었다.

이제 중국 매체들은 우시를 ‘중국의 루카 모드리치’라고 추켜세우기에 이르렀다. 41세 크로아티아 대표 모드리치가 보여주는 클래스에는 물론 미치지 못하지만, 걸어온 길과 포지션 등을 감안할 때 빗대는 별명 정도는 가져도 될 만큼 비슷한 점이 있다. 한국 상대로도 가장 위협적일 선수는 23세 이하가 아닌 37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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