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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엄지성은 금메달을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의 두 발로 직접 가지러 간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축구대표팀이 30일 오후 3시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을 치러 중국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오는 10월 3일 결승전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4강전에서 중국에 역전승을 거둘 때 두 골 모두 엄지성이 어시스트했다. 전반 33분 코너킥을 이영준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해 헤더 득점을 이끌어 냈다. 경기가 더욱 답답해져가던 후반 37분에는 오른발로 찍어 차는 정확한 크로스를 반대쪽으로 연결, 윙어 배준호가 침투하면서 헤더로 마무리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줬다.
득점 외에도 엄지성의 존재감은 컸다. 멀리서 날리는 중거리 슛과 페널티 지역 모서리에서 감아 차는 슛, 최전방으로 찔러넣은 패스로 동료들의 침투를 이끌어내는 찬스메이킹 등 다방면에서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다른 유럽파들과 비교하면 가장 늦은 나이에 미필로서 유럽에 진출한 경우다. 엄지성은 22세에 광주FC를 떠나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는데 미필 선수로서 도전하기에는 요즘 추세에 비해 조금 늦은 나이였다. 양민혁은 만 18세, 배준호는 19세, 양현준은 21세에 유럽 도전을 시작했다. 혹은 이영준처럼 병역의 의무를 일찌감치 마치고 유럽으로 향한 경우도 있었다. 모든 유럽파가 그렇지만 엄지성은 특히나 금메달을 통한 병역 혜택이 아니면 유럽 도전이 조기에 끝날 위기였다.
마침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엄지성의 유럽 경력이 막 꽃을 피우려는 기미가 보이고 있었다. 엄지성은 탁월한 기술을 인정 받아 스완지시티에서 준주전 선수로 앞선 두 시즌 동안 활약하긴 했지만 공격포인트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고, 팀 성적을 승격권으로 끌어올리지도, 빅 리그 구단의 영입을 이끌어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초반에 벌써 2골 2도움을 올리면서 한층 파괴력을 갖췄다. 소속팀 스완지시티는 5승 2무 1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벌써 우승을 논하기에는 섣부르지만 최소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 분명한데, 그 중심에 엄지성과 아담 이다의 성장이 있었다.
좀 더 거슬러올라가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엄지성은 제몫을 다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스리백 대형에서 윙백으로 배치되곤 했는데, 날카로운 크로스와 상대 풀백을 물러나게 만드는 전술적인 기능을 충실히 소화했다. 이처럼 향상된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11월 A대표팀에 복귀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로베르트 모레노 A대표팀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공수 균형이 잘 맞는 축구에 엄지성이 적합하다.
공격포인트를 직접 생산하는 능력의 향상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엄지성은 한국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1경기는 교체로 나섰다. 현재까지 단 299분 동안 뛰면서 3골 3도움을 몰아쳤다. 특히 선발로 뛴 3경기는 꼬박꼬박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서 한국 승리의 주역이 됐다.
금메달까지 한 경기 남았다. 한국 공격진에서 여전히 합이 잘 맞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가장 꾸준하게 득점기회를 만들어 주는 엄지성이 더욱 중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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