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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보은] 김진혁 기자= ‘우리들의 믿음은 굳건하다.’ FC안양에는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의 힘을 지닌 문장이다. 일련의 풍파를 극복하는 과정 속 유병훈 감독과 안양 서포터즈 ‘A.S.U RED’ 사이 끈끈한 유대가 돋보이는 한 비화를 풀어본다.
지난 1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8월 말 부천FC1995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불참한 유병훈 감독에게 ‘제재금 300만 원’을 부과했다.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면 안양 입장에서 그야말로 풍파였다. 유 감독의 기자회견 불참 이후 이우형 단장과 동반 사퇴 의사가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 심각하게 번졌다. 그러나 구단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유 감독은 이 단장과 함께 구단에 남기로 마음을 돌렸다. 최근 3년 재계약까지 맺으며 일련의 사태는 봉합을 넘어 한층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다만 사퇴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어도 기자회견 불참의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제재금 청구서는 끝내 유 감독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안양 서포터즈가 그새 유 감독의 벌금을 대납했다. 전말은 이러했다. 당시 사퇴를 결심한 유 감독은 부천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발언을 할 예정이었다. 이를 경기 전날 인지한 서포터즈는 사퇴가 공식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 감독을 설득했고 그 결과 유 감독은 경기 당일 제재금을 감수한 채 기자회견 불참을 결정했다. 이후 유 감독이 안양에 남게 됐지만, 서포터즈는 자신들의 만류가 기자회견 불참과 제재금으로 이어졌다는 데 책임감을 느꼈다.
그렇게 안양 서포터즈의 물밑 작전이 시작됐다. 공교롭게도 기자회견 불참이 발생한 부천전은 유 감독의 K리그 지휘 100번째 경기였다. 이에 서포터즈는 마침 계획 중이던 ‘유 감독 100경기 기념 티셔츠’를 모금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유 감독의 복귀가 결정된 뒤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티셔츠 판매를 진행했다. 물론 티셔츠 판매금의 사용처는 사전에 밝히지 않았다. 유 감독의 평소 성품을 고려할 때 대납 의사를 미리 알아챌 경우 고사할 게 분명했기에 구단과 소통하며 은밀히 진행했다.
유 감독 복귀를 반기는 여론까지 등에 업으며 티셔츠 판매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후 서포터즈는 구단에 대납 의사를 전달했고 이 단장의 승인을 받은 뒤 유 감독 대신 제재금 300만 원을 납부했다. 납부한 제재금을 제외하고도 소액이 남았고 잔금은 유 감독 이름으로 기부를 계획 중이다.
유 감독은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서포터즈의 비밀 작전이 완료된 뒤, 유 감독은 지난달 28일 보은 전지훈련 출발 전날에서야 구단 관계자의 귀띔으로 전말을 알았다. 이에 유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소식을 듣자마자 유 감독은 본인이 내야 할 제재금 300만 원에 고마움을 얹은 웃돈 100만 원을 더해 총 400만 원을 서포터즈 운영 계좌에 입금했다.
유 감독의 지원금은 먼 원정길까지 응원을 올 팬들을 위한 ‘원정버스’ 운영에 쓰일 계획이다. 과거에도 통 큰 지원금을 쾌척한 이창용, 박종현 등 몇몇 안양 선수들의 이름으로 원정버스 모집이 이뤄진 바 있었다. 당장 오는 10일 김천상무 원정, 18일 포항스틸러스 원정 일정에서 유 감독의 지원금으로 원정버스 모집이 이뤄진다.
제재금 대납을 주도한 안양 서포터즈 회장 진재환 씨는 “감독님께서 먼저 아시면 성격상 싫다고 하실까 봐 비밀로 진행했다. 저희도 참 감사한 게 감독님께서 가만히 안 있으시고 지원금을 주셨다”라며 “재계약을 너무 축하드린다. 서포터즈도 너무 기다렸던 소식인 만큼 앞으로도 굳건한 믿음으로 꾸준한 응원을 보내드릴 것이다. 같이 한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갔으면 한다”라며 메시지를 전했다.
보은 전지 훈련지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난 유 감독은 “팬들께서 제가 안양에 남을 수 있게끔 시간적 도움을 주셨다. 김천전 원정버스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금액을 전달했다. 어떻게 보답할지 구단과 상의하던 중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김천전은 6강 목표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한 분이라도 더 오시면 선수들에게 분명히 힘이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FC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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