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왜 멈춘 거야?” ‘엄지성 인종차별’ 당했는데 밀월 감독 충격적 망언
엄지성(아시안게임 대표팀). 서형권 기자
엄지성(아시안게임 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경기장에 있는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해 경기가 중단됐는데, 상대팀 감독은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스완지시티와 밀월이 2026-2027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10라운드를 치렀다. 이 경기에서 엄지성이 인종차별을 당했다. 엄지성은 벤치 명단에 포함됐고, 후반 사이드라인에서 투입에 대비해 몸을 풀었다. 그런데 가까이 있던 밀월 팬이 엄지성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었다.

스완지 측은 즉각 심판진에게 상황을 알렸고, 에드워드 덕워스 주심은 양 팀 감독들과 해당 상황을 논의하며 약 7분가량 경기를 중단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장 내에 인종차별적 발언이 나왔고, 경찰이 CCTV를 이용해 가해자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안내했다.

경기 후 양 구단 모두 공식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스완지는 “구단은 밀월과 리그 경기 후반에 엄지성을 향한 인종차별적 욕설 사건을 신고했다.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비롯한 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 축구계는 물론 사회 어디에서도 그런 행위가 발붙일 곳은 없다. 이번 사건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준 경기 심판진, 밀월, 경찰에게 감사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밀월 역시 “경기 후반전 스완지 선수에게 가해진 인종차별적 폭언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개인은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인종차별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비토르 마투스 스완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엄지성과 관련한 상황이었다. 심판은 인종차별 상황에 대한 규정을 따랐다. 옳은 대처였다. 밀월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자 올바른 행동을 했다”라며 “모두가 알듯 이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선수 편에 서서 모든 걸 지원할 것”이라며 엄지성을 지원했다.

알렉스 닐 밀월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된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하며 빈축을 샀다.

닐 감독은 ‘BBC 라디오 런던’과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경기를 중단하는 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경기 흐름만 끊을 뿐”이라며 “심판이 안전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눈 뒤 경기가 재개됐다. 내가 답답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그거다. 경기를 계속하고 싶었다. 다른 일이 진행 중이라는 건 알지만, 심판이 그쪽에서 그 문제를 처리할 건 아니지 않나. 어차피 경기가 끝나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닐 감독의 발언에 축구계 차별 반대 자선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즉각 목소리를 냈다. 그들은 성명을 통해 “선수 복지는 경기 흐름이나 분위기보다 항상 우선돼야 한다. 감독과 모든 지도자가 이를 인식하고 차별에 맞설 수 있도록 언어 사용에 있어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닐 감독이 잘못된 말을 내뱉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 구단 모두 이번 사건을 규탄했으며, 밀월과 경기 관계자들이 적절한 절차를 따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인종차별이 일어나면 상황을 파악하고 보안 담당자들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마련돼있다. 선수들을 보호하고 핵심 정보를 확보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책임 소재를 규명할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지성은 이번 시즌 스완지에서 초반 7경기에 모두 출장해 2골 2도움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 내내 에이스로 군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스완지 복귀 후에는 회복 차원에서 주로 벤치에서 출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경기는 치열했던 승부 끝에 스완지가 웃었다. 후반 45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끊어낸 스완지가 좋은 패스워크로 소유권을 가져온 뒤 공격을 전개했고, 왼쪽에서 오포쿠가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반대편 골대 부근에서 호나우지가 쇄도하며 수비보다 먼저 공을 건드려 골망을 흔들었다. 스완지는 승점 23으로 2위 미들즈브러(승점 21)와 격차를 유지하며 선두를 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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