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 0골 0도움’ 정우영 대표팀 발탁 이유? 분데스 최상위권 ‘스프린트+고강도 러닝’
정우영(우니온베를린). 게티이미지코리아
정우영(우니온베를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정우영이 대표팀에 뽑힌 이유는 명백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스프린트와 고강도 러닝 능력 때문이다.

지난 29일 충청남도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가 있었다. 이번에 소집되는 선수들은 13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장소는 모두 카타르 도하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9·10월 A매치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프로필에 부합하는 선수들을 일부 남겨두고 새로 실험할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가느라 지난 A매치 기간 확인하지 못했던 엄지성(스완지시티), 김지수(브렌트퍼드), 신민하(강원FC)가 대표적이다. 손정범(FC서울)처럼 대표팀에 최초발탁된 선수도 있었고,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처럼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도 있었다.

정우영도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우영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받던 선수였다. 다만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2024년 11월 홍명보 감독이 발탁한 걸 마지막으로 대표팀과 인연이 멈춰있었다. 당시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기에 만약 이번에 경기를 뛴다면 2024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대표팀 무대를 밟는다.

정우영은 단순 지표만 놓고 보면 뽑힌 이유를 쉽게 추측할 수 없다. 올 시즌 정우영은 우니온베를린에서 모든 대회 9경기에 출장했다. 선발 7회로 출전시간 자체는 충분히 부여받았으나 정우영이 해당 기간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없다. 정우영이 올 시즌 우니온베를린에서 오른쪽 윙어 내지 측면 미드필더로 주로 출전함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그래도 정우영은 공격적으로 결정적인 기여는 하지 못할지언정 그밖에 공수 양면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우선 경기당 기회창출이 1.1회로 결코 나쁜 수준이 아니고, 경기당 슈팅 1.6회, 경기당 드리블 성공 0.6회로 퍽 준수한 공격 세부 지표를 보유했다.

그리고 정우영에게는 공격포인트를 상쇄할 만한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고강도 러닝이다. 정우영은 올 시즌 스프린트와 고강도 러닝 부문에서 분데스리가 최상위권에 위치해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정우영은 현재까지 스프린트 141회로 분데스리가 공동 8위,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상위 3명을 제외하면 모두 스프린트 150회 이하라는 점에서 정우영이 상당히 많은 양의 스프린트를 가져간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정우영은 고강도 러닝 부문에서도 469회로 리그 19위에 위치했다. 우니온베를린에서 정우영보다 더 많은 고강도 러닝을 한 선수는 톰 로테(553회)뿐이다. 로테가 사이드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우영이 공격수임에도 고강도 러닝을 많이 가져가는 유형임을 알 수 있다.

정우영은 활동량, 다시 말해 뛴 거리 자체가 많지는 않다. 그렇기에 팀 내에서는 고강도 러닝 비율이 단연 최상위권이다. 정우영은 경기마다 2km 안팎의 스프린트를 시도하며,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음에도 언제나 스프린트 거리에서 팀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우영은 분데스리가에서 경기당 리커버리 3.1회, 경합 성공 3.3회로 팀이 공을 다시 소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우영(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정우영(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정우영의 프로필은 이강인의 반대편에 설 적임자를 찾는 모레노 감독 마음에 들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창의적인 패스와 공 소유 측면에서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하지만 모레노 감독 축구에 있어 고강도 러닝이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강인을 핵심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반대편에 헌신적으로 뛰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지난 A매치에서는 송민규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해줬고, 엄지성 역시 창의성과 성실성을 겸비한 좋은 선수다.

정우영도 이들에 뒤지지 않는 열성을 대표팀에 불어넣을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이 소속팀 포지션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면 그가 오른쪽 윙어로 서는 게 맞다. 실제로도 정우영이 가장 편안한 위치는 오른쪽이긴 하다. 정우영은 왼쪽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세컨드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강인의 반대편에 서더라도 제한이 생기지는 않는다.

로베르트 모레노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서형권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서형권 기자

지난 4차례 A매치를 통해 모레노 감독의 축구가 가장 잘 구현되는 때는 측면에 열정적으로 압박과 수비 가담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 때임이 드러났다. 정우영은 공격적인 기여도는 아쉬워도 수비적으로 모레노 감독의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다. 분데스리가 최상위권인 고강도 러닝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