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붙은 2010년이 최고 성적’… 월드컵 직전 ‘탈락팀’만 상대하는 홍명보호, 불거진 실전성 논란
홍명보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홍명보호가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본선 진출 실패 팀들로만 마지막 평가전 일정을 수립했다. 겨울 개최 특수성이 있었던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제외하면 월드컵 직전 본선 탈락국들로만 평가전 일정을 구성한 건 이례적이다.

12일 대한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팀이 한국시간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FIFA 랭킹 100위), 6월 4일 엘살바도르 축구대표팀(FIFA 랭킹 102위)과 평가전을 치른다고 밝혔다. 두 경기 모두 대표팀의 사전캠프 장소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소재 브리검영 대학교(BYU 사우스 필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킥오프 시간은 한국 기준 모두 오전 10시다.

특이한 점은 두 팀 모두 월드컵 본선 탈락 팀이라는 것이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는 북중미카리브연맹(CONCACAF) 회원국으로 북중미카리브지역 최종예선에서 각각 조별 탈락했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사실상 북중미카리브 지역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력 열세로 평가된다. 게다가 FIFA 랭킹도 각각 100위와 102위로 한참은 뒤처진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직전 평가전 ‘실전성 논란’이 대두되는 이유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본선 참가국을 최소 1팀씩은 상대했다. 범위를 2010년 이후로 좁히면 2010 남아공 월드컵 전 스페인 평가전(0-1 패), 2014 브라질 월드컵 전 가나 평가전(0-4 패), 2018 러시아 월드컵 전 세네갈전(0-2 패)으로 대회 직전마다 월드컵 참가국을 상대로 마지막 담금질을 했다. 직전인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본선 탈락 국가인 아이슬란드(1-0 승)를 한국으로 초청했는데 이는 유럽 시즌이 한창일 겨울에 열리는 특수성으로 감안할 수 있다.

나열된 경기로 예상할 수 있듯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직전 평가전 성적은 사실 처참한 수준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 직전 진행된 두 차례 평가전 기준으로 놓고 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무 5패다. 그렇다면 협회의 의도는 ‘월드컵 전 약체와 평가전으로 홍명보호 기 살리기’일까.

그렇지도 않다. 최종 평가전 승패가 월드컵 성적을 좌우하는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맞붙는 상대의 수준 차에 따라 본 대회 성적에 영향을 준다는 걸 일정 부분 연관성을 떠올리게 하는 사례는 존재한다.

박지성.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지성. 게티이미지코리아

앞서 상기한 최종 평가전 상대국 중 가장 강력한 전력이라고 평가할 만한 스페인과 마지막 담금질을 했던 2010년 대회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한국 역사상 최초 원정 16강을 달성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4강 신화를 쓴 2002년 대회 때는 직전 잉글랜드, 프랑스를 상대하기도 했다. 8강 신화를 꿈꾸고 있는 홍명보호인데 그만큼 대회 직전 약체를 연달아 상대하는 건 ‘징크스 측면’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따른다.

협회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미국 현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평가전에 나설 수 있는 팀이라 판단해 이번 맞대결을 추진했다’며 평가전 확정 배경을 밝혔지만, 확실한 대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없는 주제들로 ‘9월 모의고사’를 치른다는 건 여론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물론 본선 탈락 팀과 평가전을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이유도 없지 않다. 개최국 멕시코와 함께 속한 A조는 타 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별리그 일정이 빠르다. 이 때문에 본선 진출한 타 조 팀들과 평가전을 조율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A조 내 가장 강적으로 평가되는 멕시코전을 고려해 북중미 특유의 거칠고 속도감 있는 축구 스타일을 지녔고 본선 일정 부담이 없어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할 수 있는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를 낙점한 걸로도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평가전의 상대가 누구냐보다 중요한 것은 본선에서 얼마나 완성된 전력으로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는 점이다. 다만 월드컵 직전 마지막 점검 무대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강팀과 맞붙으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제한된 만큼 홍명보호가 얼마나 대회 경쟁력을 갖춘 채 북중미 무대에 들어설지는 본선에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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