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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비극적인 사고로 세상을 떠난 헤수스 데 미겔을 향한 스페인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데 미겔은 경기장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스페인 2부 리그 테네리페 홈구장에서 열린 테네리페와 안도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7분 데 미겔과 상대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가 충돌했다. 하프라인 부근으로 떨어지는 공을 받기 위해 두 선수 모두 전속력으로 달렸고, 오워노가 데 미겔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릎을 높게 들어올린 것이 데 미겔의 왼쪽 가슴을 강타했다. 데 미겔은 곧장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튿날 사망했다.
당시 경기는 이미 양 팀에서 퇴장자가 한 명씩 나올 정도로 과열된 상황이었는데, 오워노 골키퍼는 데 미겔에게 무릎을 든 것에 더해 오른쪽 손으로 데 미겔의 안면부를 가격했다. 오워노가 주심의 레드카드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려 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자신의 행동이 퇴장감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는 경기장을 빠져나오다 데 미겔의 상태가 심상찮다는 걸 눈치채고 되돌아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데 미겔의 비극적인 사망에 스페인 축구계가 애도를 표했다. 데 미겔의 소속팀 테네리페는 공식 성명을 통해 “깊은 슬픔과 비통함에 잠겨,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데 미겔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한다. 어떤 위로도 가득한 슬픔을 달랠 말은 없다”라며 “데 미겔의 유가족은 테네리페 시민들이 보내준 모든 위로와 애도에 감사를 전하며, 고통스러운 순간에 최대한 사생활을 존중해주기를 부탁해왔다”라며 데 미겔이 불의의 사고로 요절했다고 전했다.
상대팀이었던 안도라를 비롯해 스페인 축구팀들은 공식 성명을 통해 데 미겔의 죽음을 슬퍼했다.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은 “데 미겔의 죽음을 애도하며, 깊은 슬픔을 표한다. 유가족, 친구, 그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라며 3일부터 6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RFEF 주관 축구 경기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이날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 등에는 킥오프 전 데 미겔의 죽음과 일주일 전 있었던 스페인 열차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고인이 생전 뛰었던 테네리페 홈구장 9번 게이트에는 그를 기리는 수많은 꽃들과 촛불, 엽서와 물품이 놓였다. “오늘 테네리페의 심장은 슬픔에 잠겼다”, “천국에서도 계속 골을 넣어주세요”와 같은 편지 글귀는 테네리페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데 미겔은 지난 시즌 테네리페에 합류해 11골을 넣으며 당시 3부 리그에 있던 팀을 2부 리그로 승격시켰고, 올 시즌을 앞두고 레알사라고사(3부)의 제안을 뿌리치고 테네리페에 남았다. 그렇기에 테네리페 팬들의 마음은 더욱 찢어졌다. 한 편지의 말미에는 “당신의 이름은 승격, 그토록 함께 꿈꿨던 순간,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테네리페 가족들과 영원히 연결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라고 적혀있었다.
한편 오워노는 데 미겔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카나리아 제도 고등법원은 자연사 이외의 사망, 즉 법적 사망으로 분류되는 모든 사건은 공식적인 사법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모든 카메라 영상 분석과 데 미겔을 치료한 의료진 진술, 오워노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후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스페인에서 경미한 과실로 인한 과실치사죄는 3개월에서 18개월 벌금형이 나올 수 있고, 중대한 과실로 인정될 경우 1년에서 4년 사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오워노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드물다. 스페인에서는 축구 경기 중 아무리 심각한 충돌이 일어나도 선수가 기소된 전례가 없다. 산타크루스데페네리페 검찰총장 호세 루이스 산체스하우레기는 데 미겔의 사망 사건이 경기 중 일어났기에 형사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경기 중 선수간 폭행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기 중 발생한 부상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축구계에서는 최고 수위 징계를 받을 걸로 예상된다. 조사위원회는 공식 보고서와 영상 증거를 검토해 주중에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매체는 오워노는 1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을 거라 내다봤다.
사진= 테네리페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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