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리지만 프로’ 젊은 선수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케현장]
김동진(왼쪽, 포항 스틸러스), 최승구(오른쪽, 인천 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김동진(왼쪽, 포항 스틸러스), 최승구(오른쪽, 인천 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인천] 김희준 기자= 포항스틸러스와 인천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들이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올 시즌 주안점 중 하나로 세대교체를 고를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관심이 있고, 인천 윤정환 감독은 실력만 된다면 젊은 선수를 기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지난 12일 열린 인천과 포항 경기에도 젊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다. 연령별 대표팀의 마지노선인 23세 이하 선수들만 기준으로 본다면 포항에서 김호진, 강민준, 김동진, 황서웅, 조상혁 등 5명이, 인천에서 박경섭, 최승구, 서재민, 박승호 등 4명이 경기 선발로 출장했다. 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진과 올림픽 대표팀 코치진이 동시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을 정도였다.

양 팀 젊은 선수들은 각 팀에서 제 역할을 맡아 경기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경기를 결정지은 순간에도 젊은 선수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2003년생 김동진이 어정원에게 훌륭한 패스를 내줘 기회를 만들었고, 골문을 노리는 어정원을 향해 2002년생 김건희가 다소 성급하게 태클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 페널티킥을 이호재가 마무리하며 포항이 인천에 1-0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신구 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민준, 김동진, 조상혁처럼 지난 시즌부터 도움을 주는 선수들에 2005년생 김호진과 황서웅이 가세했다. 포항은 현재 리그 4위로 울산HD, 전북현대와 함께 2위권을 형성했다.

그런데 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흥미로운 언급을 했다. 팀에 잘 녹아든 어린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그들을 어린 선수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U22 제도도 없어졌고, 20세에서 22세 사이가 요즘 적은 나이도 아니다. 그 연령대는 피지컬과 기술에서 성인 수준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연령대다. 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도 안주하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의 발언은 얼핏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젊은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젊은 선수라고 마냥 감싸지도 않지만, 실력만 된다면 나이가 어려도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의중이 내포된 것.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박 감독이 기대했던 황서웅도 그 점을 인정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감독님은 절대 어려서 기회가 많이 주지 않고, 경기장에서는 동등한 조건에서 선후배 없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신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경기장에서 기회를 주신다”라며 “내 발전에 도움도 많이 되고, 개인적으로 동기부여가 강하게 된다”라며 박 감독의 태도가 성장을 이끄는 촉진제였다고 말했다.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 서형권 기자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 서형권 기자
윤정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서형권 기자
윤정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서형권 기자

그럼에도 젊은 선수는 필연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 인터뷰를 진행한 황서웅을 비롯한 포항 젊은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였고,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 주축이 됐던 인천 젊은 선수들도 K리그1에서는 어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드러낸다. 상기한 인천 젊은 선수 중 서재민과 김건희를 제외하면 올 시즌 비교적 기회를 적게 받았던 선수들이다.

관련해 윤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조급함이 많이 보인다. 경섭이도 그렇지만 1부에서 경험이 더 많이 쌓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선수가 스스로 느껴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얘기했을 때 선수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계속 얘기할 거고, 그러면 좋아질 거라 기대한다”라며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호와 이동률 등 공격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충고를 잘 받아들일 것을 역설했다.

젊은 선수는 젊다는 수식어를 벗어던질 때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장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윤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같은 실수가 나오는 건 좋지 않은 모습이라며, 그게 사라질 때까지 가르침을 새겨들어야 선수로서 발전한다는 걸 말한 셈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승호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건 좋은데, 내게 공이 왔을 때 터치를 더 많이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청용이 형을 보고 많이 배우려 한다”라며 “내 자신이 뭐가 잘못됐는지 돌아보고 감독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대입해서 고치려고 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발전을 위해 노력을 경주한다고 언급했다.

그들은 어리지만 프로다. 젊은 선수들은 이미 K리그1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프로의 자격을 증명했다. 그들이 젊은 선수를 뛰어넘어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훈련장에서의 노력과 경기장에서의 자신감이 필요하다. 젊은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박 감독과 윤 감독이 사뭇 다르지만, 젊은 선수들을 키우기 위한 태도는 두 감독이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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